국민연금 운용 수익률이 부진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조직이 좀처럼 안정감을 못 찾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장(CIO) 공석 사태가 1년째를 넘어선 가운데 핵심 인력 유출도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일까. 운용 수익률 관리도 적신호가 켜진 모습이다.
 
◇ 상반기 운용 수익률 0.9%… 국내 주식투자서 손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인력 유출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초 CIO 직무대리를 수행하던 조인식 해외증권실장은 사표를 내고 떠났다. 또 고성원 전 뉴욕사무소장은 비슷한 시기 운용지원실 발령 이후 사표를 던졌다. 고 전 소장은 메리츠증권 글로벌마켓담당본부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처럼 기금운용본부 핵심직의 이탈은 반복되고 있다. 어렵게 자리를 채웠다 싶으면 또 다른 이탈이 이어졌다.

조직 혼란이 계속되면서 운용 역량 저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우려가 현실화되는 지표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민연금의 전체 운용 수익률은 0.9%를 기록했다. 1∼5월 수익률(연 환산 1.16%)에 비해서는 소폭 높아졌다고 하지만 1년 평균 정기예금 금리(1.79%)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7.26%)과 비교하면 크게 저조하다.

이는 주식투자 부분에서 손실이 커진데 따른 결과다. 상반기 국내주식 투자 수익률이 -5.32%로 기록했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수익률이 26.31%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부진이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금융 불안으로 국내 증시가 불안정했던 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해외주식 수익률도 전년보다 실적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10.68% 수준을 보였지만 올 상반기 4.54%로 떨어졌다. 그나마 해외채권(3.25%), 대체투자 수익률(4.89%)이 지난해보다 개선되면서 최악의 부진은 막았다.

◇ 국민연금 불신 부채질 하나  

업계에선 운용 수익률 부진의 원인을 내부적 문제에서도 찾고 있다. 투자 시황 등 대외적인 요인도 있지만 조직 혼란이 이어지면서 운용 역량이 흔들렸다는 해석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수장인 CIO직은 강면욱 전 본부장이 지난해 7월부터 공석 상태다. 지난 2월부터 후임 인선 절차가 시작됐지만 1차 공모가 실패로 끝나면서 예상보다 일정이 지연됐다.

국민연금은 지난달부터 재공모를 진행해 최근 5명의 후보를 추려냈다. 하지만 이들 후보 중 일부를 둘러싸고 자격 시비와 내정설 등 잡음이 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인선까지 길이 마냥 순탄치는 않은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운용 수익률마저 뚝뚝 떨어지고 있다보니 국민적 여론은 더 싸늘해질 전망이다.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최근 한껏 부풀어 오른 상태다. 국민연금 개편 논의를 기점으로 기금고갈 우려로 날로 커지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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