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이 명절마다 임직원들에게 선물세트를 강매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조그룹 홈페이지>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사조참치’로 유명한 식품기업 사조그룹이 명절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선물세트를 강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이 같은 내용의 고발을 한 글쓴이는 사측의 선물세트 강매가 10년 이상 됐다고 지적했다. 추석 특수를 앞두고 직원들에 대한 ‘갑질’ 논란이 제기되면서 향후 사측의 대처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사조그룹, 직원들에게 목표량 설정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제2의 남양유업식 밀어내기(사조그룹의 선물세트 직원 강제판매)’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4일 오후 4시 기준 1,800명에 육박하고 있다. 글쓴이는 “사조그룹은 10년 넘게 사조 임직원에게 명절선물세트를 강매하고 있다”면서 사측이 지난 8월 올해 추석 시판과 관련해 공지한 내용을 공개했다.

청원자가 공개한 공지글에는 ‘매번 사판마다 힘든 수치지만 역동적으로, 슬기롭게 잘 헤쳐 주셨으니 이번 2018년 추석에도 잘 진행해 주시리가 믿습니다. 목표가 210억원으로 책정됐습니다. 각 계열사 담당자님들은 8월 20일부터 매일 17시까지 당일 실적을 집계해 알려주시길 바라며, 그룹웨어를 통해 실적공지를 20일부터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글쓴이는 “직원들은 목표량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돈으로 선물세트를 사거나, 친구와 친척까지 동원해 판매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만약 목표량을 맞추지 못하면 각 계열사 임직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다”고 주장했다.

또한 부서별 목표실적에 대해 글쓴이는 경영관리실 2억1,000만원, 사조산업 38억2,000만원, 사조씨푸드 21억원, 사조오양 18억5,000만원, 사조해표 46억5,000만원, 사조대림 25억6,000만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별로 판매량을 산정했을 때는 과장급이 1,500만원, 대리급이 1,000만원을 팔아야 겨우 목표량을 맞출 수 있다”면서 “과장금 연봉 4,000만원을 기준으로 봤을 땐 판매 목표량과 연봉이 동일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4일 오후 4시 기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오른 사조그룹의 임직원 강매 고발글은 동의자가 1,800명에 육박하고 있다.

◇ 고발자 색출에 떠는 직원들... 사측은 연락두절

해당 글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사측에서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사조그룹은 일부 매체에 “목표량을 설정한 적은 있지만, 불이익은 준 적 없다”는 식의 해명을 한 바 있다. 그러나 4일 사조그룹 홍보실 측은 사실상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한 방송사는 청원글을 올린 제보자와 사조그룹 직원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회사가 고발자를 색출하고 있어 (인터뷰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시사위크>는 이에 대해 확인을 하고자 사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사조그룹의 선물세트 강매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조그룹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추가 고발을 하거나 청원글에 동의 표시를 하고 있다. 한 동의자는 “위급부터 아래로 강매를 하면 가장 아래는 알만하죠? 명절 후 직원들 카드내역을 확인해 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이들은 “친구들과 친척들도 명절 즈음엔 제 연락을 피합니다. 이제 제발 이런 강제 판매 없애달라”, “선물세트뿐 아니라 매월 대리점 밀어내기 관행과 미수 차액을 영업사원이 부담하게 되는 구조도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명절마다 거의 한 달 반을 본연의 업무보다 참치 팔이에 공을 들인다. 목표가 미달될 것 같은 계열사에겐 바로 압력이 들어간다. 회장님이 노하신다고.” 등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한편 사조그룹은 이 외에도 오너 승계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사조그룹은 2016년 말 오너 3세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의 편법 승계가 알려지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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