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가 전직 간부 자살 사건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김낙순 마사회장의 청바지 조문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감사를 받던 전직 간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해 한국마사회 안팎이 뒤숭숭한 가운데, 김낙순 마사회장의 ‘청바지 조문’ 또한 논란이 일고 있다.

마사회에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13일이다. 이날 오전 마사회 전직 간부 A씨가 경기도 과천시 ‘위니월드’ 건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발견된 유서엔 가족을 향한 미안함과 함께 28년 동안 근무한 직장에 대한 환멸이 담겨 있었다.

A씨는 지난해 2월 위니월드 테마파크 사업단장으로 부임했으며, 사망하기 전엔 내부자료 유출과 관련해 감사를 받고 보직에서 해임돼 대기발령 상태였다. 위니월드는 현명관 전 마사회장 시절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이지만, 대규모 적자와 복잡한 송사에 얽혀 운영이 중단되기에 이르렀었다. A씨는 좌초된 사업에 인수인계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발령받아 근무하다 감사를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김낙순 마사회장은 지난 15일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제는 그의 복장이었다. 김낙순 마사회장은 청바지를 입은 채 빈소를 찾았다. 이를 두고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마사회 측은 “회장님께서 유럽출장 일정 도중 소식을 듣고 급거 귀국해 공항에서 곧장 빈소로 향하다보니 미처 복장을 갖추지 못했다”며 “예를 갖추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보단 한시라도 빨리 빈소를 찾으려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마사회에 따르면, 김낙순 마사회장은 말 목장과 트레이닝센터 등을 둘러보기 위해 지난 10일 유럽으로 출장을 떠났다. 당초 일정은 19일 귀국이었으나, 갑작스런 비보를 접한 뒤 프랑스에서 일정을 중단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물론 이를 바라보는 관점은 엇갈릴 수 있다. ‘청바지 조문’을 고인과 유족에 대한 배려 부족으로 볼 수도 있고, 조금이라도 빨리 빈소를 찾으려는 진정성으로 볼 수도 있다. 관건은 받아들이는 주체의 시각이다. 유족들은 김낙순 마사회장의 청바지 조문에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복장도 갖추지 못한 채 부랴부랴 빈소를 찾은 김낙순 마사회장이 유가족에게 책임 있는 발언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김낙순 마사회장의 청바지 조문은 사태를 진정시키기 보단 악화시킨 모습이다.

한편, 현재 A씨의 유족은 철저한 진상규명 및 고인의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장례를 미루고 있다. 마사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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