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해 지도 사용, 특별한 의도 없었다”… 본지 취재 시작되자 부랴부랴 지도 교체

외국계 보험사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이 동해를 ‘일본해’로 우선 표기한 구글 지도를 회사 위치 안내 지도로 사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도에서 독도는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다.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이 서둘러 지도를 교체했다. 사진은 지도 교체 전 모습. <파리바 카디프생명 홈페이지>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보험사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이 동해를 ‘일본해’로 우선 표기한 구글 지도를 회사 위치 안내 지도로 사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측은 본지의 취재가 시작하자 “어떤 의도성은 없었다”며 서둘러 홈페이지 지도를 교체했다.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은 홈페이지에 회사 위치를 안내하면서 ‘동해’를 ‘일본해’로 우선 표기한 구글 지도를 사용해왔다. ‘일본해’ 부분을 돋보기 기능을 이용해 확대하면 동해가 괄호 안에 병행 표기됐다. 이 지도에서 독도는 아예 표기조차 없었다. 대신 ‘리앙쿠르 암초’로만 표기돼 있을 뿐이었다.

이는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이 구글의 글로벌 버전 지도를 사용해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글로벌 버전 지도는 ‘동해’를 ‘일본해’로 우선 표기하고 있다. 다만 지도 표기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자 구글은 2012년부터 각 국가의 정서를 반영한 지도를 따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구글이 한국판으로 제공하는 지도에는 ‘동해’와 ‘독도’가 정상적으로 표기된다. 하지만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은 그간 일본해가 우선 표기된 지도를 그대로 사용해온 셈이다.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은 18일 오후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지도 교체에 나섰다. BNP파리바 카디프생명 관계자는 “일본해로 우선 표기 지도가 사용되고 있는지 몰랐다”며 “지도 사용에는 어떤 의도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지도가 교체된 상태”라고 말했다.

BNP파리바 카디프생명 측은 본지의 취재가 시작된지 20여분도 안 돼 지도 교체 사실을 알려왔다. 현재는 홈페이상 회사 안내 지도는 동해와 독도가 표기되는 지도로 변경됐다.

하지만 한국에서 영업하면서 정작 현지의 민감한 이슈에 무관심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해 표기 지도는 수년전부터 사회적으로 논란이 돼 왔던 사안이다. 국내에선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수많은 기업들이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해오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 역시 지도 사용을 둘러싼 논란을 피하진 못했다.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 국내 정서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의 경우, 최근 고배당 논란까지 빚은 바 있어 곱지 않은 시선이 더 짙어질 전망이다.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은 글로벌 금융그룹인 BNP파리바카디프의 한국 법인이다. BNP파리바카디프가 지분 약 85%를 갖고 있는 곳이다. 2002년 설립 당시에는 신한금융지주와 합작회사로 출범해 2009년 계열분리 했다. 이 회사는 흑자전환을 한 2016년부터 눈에 띄는 고배당 정책을 펼쳐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70.3%로 전체 생보사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은 194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한 뒤 136억원의 배당금을 대주주에게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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