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주요그룹 총수들이 북한 내각인사들과 상견례 자리에 참석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시사위크|평양공동취재단=정계성 기자]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알아보고 특별히 당부의 말까지 남겼다. 18일 오후 인민문화궁전에서 진행된 우리측 경제인과 리용남 북측 내각부총리 면담 자리에서다. 

이재용 부회장은 자신의 인사말 차례가 돌아오자 “삼성의 이재용”이라며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우연히 보니까 평양역 건너편에 새로 지은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삼성의 기본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라며 “세계 어디를 다녀 봐도 한글로 그렇게 쓰인 곳을 본 적이 없다. 한글로 된 것을 처음 경험했는데 ‘이게 한민족이구나’라고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부회장의 발언이 끝나자 리용남 내각부총리는 “우리 이재용 선생은 보니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던데?”라고 이례적으로 코멘트를 달았고 일동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어 리 내각부총리는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덕담했고, 이 부회장은 웃으며 “알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는 향후 진행될 남북경협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추진됐다. 다만 현재 대북제재가 진행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진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날 만남은 일종의 상견례 성격이 강했다. 실제 양측 주요 관계자들이 얼굴을 익히고 첫인사와 가벼운 덕담을 나누는 형태로 행사가 진행했다.

우리 측은 ‘한반도 신 경제지도’ 이론의 밑그림을 그린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선두에서 이끌었다. 이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자리했고,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남측에서 최고의 경제인들이 오셨다. 시간이 되면 한 분 한 분씩 자기 소개를 할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주도로 인사가 시작됐다. 박 회장은 “2007년 기업인들의 평양 방문 이후 11년 만에 다시 왔다”며 “오늘은 공동의 번영을 위한 자리도 좋고, 인식의 거리를 좁히는 자리도 좋고, 그런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