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논란 차단하고 1,706억 현금 손에 쥐었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디앤디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디앤디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SK가스는 18일 이사회를 열어 SK디앤디 지분 일부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고 공동경영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SK디앤디는 SK그룹 계열의 부동산개발 회사다.

매각 대상 지분은 SK가스의 보유 주식 56만2,501주(3.5%)와 최 부회장의 보유 주식 387만7,500주(24%)다. SK가스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보유 주식이 443만9,999주(27.5%)로 낮아진다. 최 부회장은 보유 주식이 ‘0’이 됐다. 최 부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이번 거래로 한앤컴퍼니는 SK디앤디 주식 444만1주(25,7%)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SK가스는 한앤컴퍼니보다 보유 주식이 2주 적어 2대주주가 됐다.

매각 가격은 주당 4만4,000원이고, 18일 SK디앤디 주식 종가(3만1,200원)보다 41% 높은 금액이다. SK가스는 이번 거래로 약 247억원의 이익을 확보했다. 최 부회장은 1,706억원을 손에 넣었다.

이번 주식 매각으로 최 부회장은 일거양득 효과를 거뒀다. 거액의 현금을 손에 넣는 한편, 일감몰아주기 규제 리스크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총수일가의 상장·비상장사 지분율이 20% 이상일 경우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이에 SK디앤디도 규제망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이번 지분 매각으로 이같은 우려가 차단되고 지배구조도 보다 단순화됐다.

SK가스와 한앤컴퍼니는 앞으로 SK디앤디에 대한 공동경영 체제를 구축해 기업 시너지를 제고하기로 했다. 최대주주 변경에도 기존 경영진 체제는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양측은 사업전문성을 고려해 SK디앤디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SK디앤디는 이날 1,3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1,000억원은 운영자금, 30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SK가스와 한앤컴퍼니 모두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SK디앤디는 이번 증자를 통해 기존에 수행하던 부동산 개발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주택 임대사업과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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