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을 어떻게 보낼까.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올해 들어 남북관계가 유례없이 진전되고, 최근 평양남북정상회담까지 개최되면서 북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우리가 몰랐거나 잘못 알고 있던, 혹은 달라진 북한의 모습이 이목을 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민족대명절’로 여기는 추석을 북한은 어떻게 보낼까.

추석은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이다. 하지만 같은 민족임에도 남한과 북한은 추석을 보내는 모습이 사뭇 다르다.

먼저 남한에서는 추석이 설과 함께 가장 큰 명절로 꼽힌다. 추석을 전후로 총 3일이 휴일이고, 주말 또는 징검다리를 통해 연휴가 더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고향을 떠나 도시에 거주 중인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선물보따리를 들고 고향과 일가친척을 찾곤 한다.

반면, 북한은 추석 당일 단 하루만 쉰다. 추석이나 설, 단오 같은 전통적인 명절은 ‘민속명절’로 구분한다. 보다 크게 여기는 것은 ‘국가명절’이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이 대표적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과 정권수립일, 조선로동당 창건일 등도 주요 국가명절로 꼽힌다. 태양절은 당일(2월 16일)과 다음 이틀이 공휴일로 지정돼있는 북한의 최대 명절이다.

사실, 북한에서 추석은 한때 사라지기도 했다. 봉건의 잔재로 여겨 1967년 추석을 폐지한 것이다. 이후 198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우리민족제일주의’를 기치로 내걸면서 ‘민속명절’로서 추석이 부활했다.

이처럼 남한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만큼, 북한의 추석은 간소한 편이다. 조상의 묘를 찾고 차례를 지내지만, 우리처럼 많은 음식을 준비하진 않는다. 북한 사회의 특성상 남한에서 벌어지는 ‘민족 대이동’ 현상도 찾아볼 수 없다. 한 탈북자는 “북한의 추석은 남한에 비해 소박한 편이며, 태양절을 가장 성대하게 보낸다”고 말했다.

물론 비슷한 모습도 적지 않다. 추석 때 즐기는 여러 전통놀이는 남한이나 북한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남한에서 추석 등 명절에 씨름대회가 열리듯, 북한 역시 큰 씨름대회가 열리곤 한다. 다양한 관광지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 역시 비슷하다.

언젠가 남북한 통일시대가 열린다면, 추석이 어떤 위상을 갖게 될지도 궁금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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