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올 시즌 초반 전승행진을 달리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EPL에서 보여준 행보는 그야말로 만점에 가까웠다. 개막 후 무려 22경기 무패행진을 달렸고, 이 기간 성적도 20승 2무로 압도적이었다. 맨시티의 최종 성적은 32승 4무 2패 승점 100점. 단순한 우승을 넘어 역대 최다 승점 등 각종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맨시티는 올 시즌 역시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6경기에서 5승 1무로 아직 패가 없다. 같은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벌써 2패나 당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맨시티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구단이 있다. 순위표 가장 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리버풀이다. 6라운드에서 첼시가 웨스트햄과 무승부에 그치면서, 리버풀은 이제 올 시즌 유일한 전승행진 구단으로 남아있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리버풀의 균형 잡힌 전력이다. 리버풀은 6경기에서 14득점을 기록하며 단 2골만 내줬다. 경기당 2.33골을 넣으면서 0.5골만 내준 셈이다.

지난 시즌 모하메드 살라를 중심으로 마네, 피르미누 등 막강한 공격력을 선사했던 리버풀은 아쉬운 수비에 자주 발목을 잡혔다. 맨시티에게 0대5 패배의 굴욕은 당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지난 겨울 ‘오버페이’ 논란 속에 합류한 버질 반 다이크가 수비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는 가운데 늘 고민이 많았던 골키퍼 포지션에 알리송을 영입하며 그토록 원하던 ‘짠물수비’를 구현하게 됐다. 또한 조 고메즈, 로버트슨, 알렉산더 아놀드와 같은 젊은 수비수들의 가파른 성장도 리버풀의 수비를 한층 강하게 만들고 있다.

리버풀의 균형 잡힌 전력은 비단 수비 강화를 통해서만 얻어진 것이 아니다. 중원에 가세한 나비 케이타와 파비뉴는 리버풀의 허리를 업그레이드시켰다. 비로소 어울리는 옷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샤키리는 리버풀이 다소 부족할 수 있는 창의성을 채워주고 있다. 여기에 기존 선수들인 제임스 밀러, 조던 핸더슨, 바이날둠, 랄라나, 체임벌린 등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시즌 맨시티도 마찬가지였다. 적재적소에 영입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이 잘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젊은 선수들의 눈부신 성장까지 더해졌다. 이는 선수층을 한층 두텁게 만들어 우승 경쟁력을 높여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올 시즌 초반 맨시티의 향기가 나는 리버풀. 2연패를 노리는 맨시티의 가장 큰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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