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업계 절대강자 벤츠가 9월 이례적인 추락을 보였다.
수입차업계 절대강자 벤츠가 9월 이례적인 추락을 보였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수입차업계 독보적 판매 1위 자리를 지켜온 벤츠가 9월 월간 판매순위에서 4위로 추락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한국수입차협회 신규등록 집계에 따르면, 9월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한 것은 아우디와 폭스바겐이었다. 아우디는 2,376대, 폭스바겐은 2,277대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아우디가 국내 수입차업계 월간 판매순위에서 1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07년 1월 이후 무려 11년 9개월 만이다.

아우디·폭스바겐의 뒤를 이은 것은 최근 화재사고 논란에 휩싸여 큰 홍역을 치르고 있는 BMW다. 거센 논란 속에서도 2,052대의 판매실적을 거뒀다.

반면, 줄곧 1위를 내달리던 벤츠는 1,943대를 기록하는데 그치며 4위로 추락했다. 벤츠가 4위까지 떨어진 것은 2015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또한 월간 판매실적이 2,00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3년 11월 이후 약 5년 만의 일이다. 그만큼 벤츠의 9월 판매실적은 이례적이고 충격적이다.

이로써 벤츠는 꾸준히 지켜왔던 상승세마저 꺾일 위기에 놓였다. 8월까지만 해도 누적판매실적이 전년대비 상승세를 보였으나, 9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수년째 이어져온 연간판매실적 기록 경신이 올해는 멈출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벤츠는 왜 갑자기 추락한 것일까.

벤츠가 급격하게 추락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외부적 요인이다. 돌아온 아우디·폭스바겐이 매서운 공세와 함께 곧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엔 판매정지에 따른 대기수요와 적극적인 마케팅, 그리고 대기환경보전법 준수를 명분으로 내세워 실시한 대대적인 할인공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는 벤츠의 판매실적 감소에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벤츠 자체의 문제도 있다. 공급의 문제다. 상반기에 물량이 대거 소진된 가운데, 오는 11월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디젤차 배출가스 인증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공급이 정체를 빚고 있다. 즉, 벤츠 자체적인 물량 공급 문제로 판매실적이 감소한 가운데, 경쟁사들의 판매실적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순위가 뚝 떨어진 것이다.

다만, 벤츠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조만간 인증을 마치면 실적은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며 4분기엔 3분기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의 문제가 아닌 공급의 문제이고, 이 같은 문제가 조만간 해소를 앞두고 있는 만큼 별다른 우려를 나타내지 않았다.

이례적인 숫자로 9월을 장식한 벤츠가 다시 예전의 위상을 회복하며 목표로 삼은 연간 7만대 판매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남은 4분기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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