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올해 수입차업계 9월 누적 판매실적 순위. 1·2위를 제외한 모든 지점에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와 올해 수입차업계 9월 누적 판매실적 순위. 1·2위를 제외한 모든 지점에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수입차는 과거 극히 드문 부의 상징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다. 30년 전인 1988년, 수입차 판매량은 263대로 기록돼있다. 당시 국내 자동차 시장 규모는 32만대 수준이었고, 수입차 점유율은 0.08%에 불과했다. 10년 전인 2008년에도 수입차 점유율은 6%대였다.

하지만 최근 수입차의 입지는 크게 달라졌다. 과거처럼 독보적인 위상은 사라졌지만, 판매량은 크게 늘었다. 3년 연속 연간 20만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기록했고, 지난해 수입차 점유율은 15%를 넘겼다. 도로 위에서 수입차를 만나는 것도 이제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수입차 브랜드와 차종, 가격대 역시 무척 다양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수입차업계에 역동성을 불어넣고 있다. 각각의 브랜드들이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판매 순위표를 통해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9월까지 수입차업계 누적 판매순위를 살펴보자. 1위는 유일하게 5만대를 넘긴 벤츠, 2위는 그 뒤를 쫓는 BMW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위표와 같다. 다만, 벤츠의 판매실적은 3,300여대 감소했고, BMW는 증가폭이 1,400여대에 그쳤다.

그 뒤를 이은 것은 토요타다. 1만1,927대를 기록하며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토요타는 지난해 9월 누적 판매 순위에서 렉서스, 포드 등에 이어 5위에 머문 바 있다.

토요타 다음엔 돌아온 강자들이 이름을 올렸다. 폭스바겐이 1만992대, 아우디가 1만912대를 기록 중이다. 배출가스 조작파문으로 판매가 중단됐다가 올 들어 재개한 두 브랜드는 곧장 상위권을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이어지는 순위도 눈길을 잡아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7위에 그쳤던 랜드로버가 6위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아우디·폭스바겐이 부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뚜렷한 상승세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 4위권에 들었던 포드와 렉서스는 8·9위까지 밀려났다. 포드는 증가폭이 저조했고, 렉서스 아예 판매실적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와 관련,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아우디·폭스바겐이 판매를 재개하면서 다시 예전의 4강 체제로 돌아갈 전망인 가운데, 5위권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특히 신차 출시 또는 마케팅 강화에 따라 판매실적 및 순위가 요동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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