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신이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한 경력이 있는 손창완 전 경찰대학장이 유력한 신임 한국공항공사 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뉴시스
경찰 출신이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한 경력이 있는 손창완 전 경찰대학장이 유력한 신임 한국공항공사 사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수장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한국공항공사가 또 다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손창완 전 경찰대학장을 신임 사장 후보로 결정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3월 성일환 전 사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난 이후 7개월 째 사장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다. 앞서 서훈택 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신임 사장 후보로 결정됐으나 지난 8월 낙마한 바 있다.

문제는 새로운 사장 후보는 물론 후보 결정 과정에도 논란의 여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또 경찰 출신이다. 2002년 한국공항공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 총 5명의 사장이 거쳐 갔는데, 이 중 3명이 경찰출신이었다. 그 중 김석기 전 사장은 용산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하며 거센 논란을 낳기도 했다. 조직관리 및 보안 측면에서 경찰 또는 군인 출신이 선호되고 있는 모습이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손창완 전 학장은 1981년 경위 특채로 경찰 생활을 시작했으며, 서울 강남경찰서장, 경찰청 홍보담당관, 서울지방경찰청 차장, 전북지방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을 거쳤다. 그 역시 항공분야와는 전혀 연결고리가 없다.

경찰 생활을 마친 후 손창완 전 학장의 행보는 전문성을 넘어 낙하산 논란까지 불러올 소지가 있다. 그는 2016년부터 더불어민주당 안산시 단원구을 지역위원장을 맡아오고 있으며, 제20대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사장 후보 선임 과정에서의 석연치 않은 부분도 낙하산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규정상 5배수의 사장 후보를 추천해야 하는데, 손창완 전 학장과 함께 추천된 나머지 4명의 후보가 사실상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서훈택 전 실장 때와 같은 인물들이 또 다시 포함됐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서훈택 실장 내정설과 함께 나머지 4명은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번에 또 다시 이름을 올렸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방공항 활성화 등 당면과제가 산적해있는 곳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안을 해결해야할 유력 신임 사장 후보가 또 다른 논란만 불러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한국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주주총회 및 대통령 임명을 통해 확정된다. 이번 사장 선임 절차는 국정감사가 끝난 뒤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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