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폭락한 24일(현지시각) 주가정보판 앞을 지나는 투자전략가의 모습. /뉴시스·AP
미국 증시가 폭락한 24일(현지시각) 주가정보판 앞을 지나는 투자전략가의 모습.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상반기까지만 해도 미국 증시 호황의 일등공신이었던 나스닥 기술주들이 이젠 하락장의 원인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24일(현지시각) 하루 329.14p, 전일 대비 4.43% 하락했다. 거래일 하루 기준으로 7년 내, 한 달 기준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나스닥 시장의 폭락에 자극받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 또한 이날 각각 2.4%p·3.1%p 떨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IT산업계의 거물 10인이 24일(현지시각) 하루 잃은 돈만 330억달러에 달한다. 세계 제일의 부호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이 82억달러,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32억달러를 잃었으며 구글의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 공동창업자가 도합 45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금리인상 기조가 공식화된 것과 ▲중국과의 무역 긴장이 고조된 것을 증시가 급락한 원인으로 제시했다.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백악관과 금융정책 수립기관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는 서로 상대편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연준이 금리를 지나치게 빨리 올리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으며, 연준은 24일(현지시각) 발간한 베이지북(경기 진단 보고서)에서 “관세가 원자재 가격을 올려 기업비용 상승을 유발했다”며 반격에 나섰다.

한편 투자운용사 체이스 인베스트먼트 카운슬의 피터 투즈 대표는 로이터통신과의 24일(현지시각) 인터뷰에서 “기업들의 3분기 수익발표는 대부분 양호했다. 다만 관세 인상과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에 크게 영향을 받은 몇몇 기업들이 있었다”고 증시 급락 이유를 분석했다.

현지 투자전문가들은 기술주의 하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피터 투즈 대표는 “눈덩이가 비탈을 한 번 굴러가면 바닥을 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는 말로 현재 미국 증시가 갖는 불확실성을 설명했다. 자연히 투자자들의 불안도 고조되는 중이다. CNN이 발표하는 ‘공포와 탐욕 지수’는 24일(현지시각) 6으로 투자자들이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있음을 알렸다. 주가변동성지수(VIX)가 25.23까지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에서 위험회피 성향이 뚜렷해진 것이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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