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여건 악화로 국내 증시가 불안한 가운데, 기업들의 상장계획 철회가 이어지고 있다. / 뉴시스
대외 여건 악화로 국내 증시가 불안한 가운데, 기업들의 상장계획 철회가 이어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국내 증권시장의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상장·공모를 철회한 기업들이 속출히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의 장기화 및 달러 강세 등이 단기간 해소되기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증권시장의 불안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2,400선을 넘겼던 코스피 지수는 등락을 이어가다 지난달 말 2,000선 이하(1985.95)로 떨어졌다. 그나마 2일 기준 2,094까지 회복했지만, 연초 기록한 2,600선에 턱 없이 못 미친다.

지난 2월 930선을 넘겼던 코스닥지수 역시 6월 870선에 이어 지난달 초 800선 이하로 내려섰고, 2일 690.65로 장을 마감했다.

올 들어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국내 증권시장이 하반기 들어 또 다시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는 셈이다.

증권가에선 하반기 국내 증시불안의 원인으로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을 꼽는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채권금리 급등 ▲달러 강세 ▲미중 무역 분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삼중고를 겪었다”며 “그 중에서도 신흥 아시아 통화와 주식시장 약세가 뚜렷했다. 원유 수입국이자 중국 노출도가 높은 신흥 아시아 금융시장의 경기 불안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문다솔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투자심리 쏠림의 주요 요인은 달러, 미 국채금리, 무역분쟁 영향”이라며 “결론적으로 3가지 요인은 단기 심리개선을 도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코스피의 부진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불안감은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에도 전염된 모습이다.

지난 9월에는 HDC아이서비스와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던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을 철회했다. 또 지난달에는 인카금융서비스가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했고, 프라코와 드림텍의 ‘공모철회’ 공시도 이어졌다.

드림텍은 공시를 통해 ‘최종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운 현재 증권시장에 따라 철회신고를 한다’고 전했다.

한편 2일 외신들은 미-중 무역갈등의 해소 조짐을 전하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 기간에 ‘만찬을 겸한 회담’을 가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또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부처에게 중국과 무역 갈등 해소를 위한 합의서 초안을 작성토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