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랩터스와의 5일(한국시각) 경기 중 벤치에 앉아있는 레이커스 선수들. 가장 왼쪽이 르브론 제임스. /뉴시스·AP
토론토 랩터스와의 5일(한국시각) 경기 중 벤치에 앉아있는 레이커스 선수들. 가장 왼쪽이 르브론 제임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명가 재건이라는 레이커스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LA 레이커스가 5일(한국시각) 열린 토론토 랩터스와의 경기에서 121대 107로 무릎 꿇었다. 이로써 현재 10경기를 치른 레이커스의 성적은 4승 6패가 됐다.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개막 직후 레이커스가 서부지구의 강호들을 다수 상대해야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없는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레이커스가 플레이오프 진출 정도의 성과로 만족할 팀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진운은 40%라는 승률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없다. 무엇보다 여섯 번의 패배에서 나타난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르브론 제임스의 활용도 문제가 있다.

우선 팀의 방향성이 의심스럽다. 르브론 제임스의 나이는 이제 만 33살에 접어들었으며, 올해는 그가 레이커스와 맺은 4년 계약의 첫 해다. 앞으로 르브론의 노쇠화가 더 빨라질 것을 고려하면 일 년이라도 더 빨리 우승에 도전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레이커스 주축 라인업의 나머지는 브랜든 잉그램과 론조 볼, 카일 쿠즈마 등 2,3년차 선수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모두 레이커스가 지난 2,3년간 역대 최악에 가까운 성적을 기록하면서 선발한 선수들로, 아직 ‘유망주’ 딱지를 떼지 못한 선수들이기도 하다.

전술적으로도 선수들이 한 데 어우러지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르브론 제임스는 자신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돌파와 골밑 공격을 여전히 즐기고 있지만, 여기에서 파생돼야 하는 킥아웃 3점 슛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레이커스는 그 어떤 선수도 샤프슈터라는 칭호를 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론조 볼이 좋은 슛 감각(3점 슛 성공률 39.5%)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좋은 베테랑 선수는 어린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돌파에 의한 득점을 즐기며 오프 볼 무브와 수비가 약한 르브론은 근본적으로 스코어러인 잉그램·쿠즈마와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포틀랜드와 토론토에게 연패를 당한 두 경기에서 레이커스 주전 라인업의 득실점 마진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실제로 르브론은 좋은 유망주와 함께 뛴 적이 거의 없다. 그가 뛴 팀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마이애미 히트)은 대개 높은 순위의 신인지명권을 쥐지 못했으며, 이미 있던 유망주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와 맞바꾸곤 했기 때문이다.

레이커스의 매직 존슨 사장은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르브론 제임스 영입을 발표했던 지난 7월 1일(현지시각)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을까.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다. 레이커스는 아직 한 명의 슈퍼스타를 더 영입할 자금력이 있다. 클레이 탐슨과 지미 버틀러, 드마커스 커즌스, 그리고 어쩌면 카와이 레너드까지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내년 여름은 레이커스가 반등할 기회인 셈이다. 그러나 추가 영입에 실패한다면, 또는 이번에도 새 식구가 레이커스의 기존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대권 도전이라는 목표는 달성이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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