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저조한 판매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BMW가 저조한 판매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131대. BMW의 10월 국내 판매실적이다. 앞선 9월 2,052대에 비해 소폭 상승했고, 아우디·폭스바겐에 밀려 3위로 추락했던 순위도 다시 2위를 되찾았다. 하지만 만족보단 아쉬움이 더 큰 판매실적이 아닐 수 없다.

꼭 1년 전인 지난해 10월, BMW는 4,40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0월 판매실적은 지난해의 딱 절반 수준이다. 9월과 비교하면 비슷하지만, 그간의 판매실적과 비교해보면 2,000여대의 실적이 결코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이는 업계 전반의 흐름에서도 크게 벗어난 것이다. 10월 수입차 판매실적은 지난해 10월보다 23.6% 늘어났다. 단순히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판매를 재개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우디는 349대, 폭스바겐은 1,302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1위를 되찾은 벤츠는 물량 부족에 따른 판매 감소를 극복하고 10월 6,371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결국 BMW의 하락세가 유독 두드러진 가운데, 그 이유는 화재사고 논란 및 리콜 후폭풍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BMW의 판매실적 감소는 8월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8월 판매실적은 2,382대, 지난해 8월 판매실적은 4,105대다. 9월엔 아예 2,052대와 5,299대로 절반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잇단 화재사고와 관련해 리콜을 발표하고, 거센 파문이 일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한다. 화재사고 논란에 주력모델이 대거 포함되면서 급격한 판매 감소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BMW의 소극적인 마케팅도 판매부진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BMW는 화재사고 논란 해결에 주력하겠다며 신차 출시 행사를 비롯한 각종 마케팅 활동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BMW의 연간 판매실적이 역성장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BMW의 10월까지 누적 판매실적은 4만5,09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5,990대보다 900여대 줄었다. 지난해 연간 판매실적을 넘어서기 위해선 남은 두 달 동안 1만4,500여대 이상 판매해야 한다. 만약 BMW의 연간 판매실적이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이는 1998년 이후 20년 만의 ‘사건’이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