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빈방문을 위해 서울공항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출국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베트남 국빈방문을 위해 서울공항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출국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세안 국가들이 한국의 외교적·경제적 동반자로 우뚝 섰다. 문재인 정부는 아세안의 발전상황에 주목해 지난해 11월 ‘신남방정책’을 발표하고 아세안 국가들과의 교류협력 강화를 표명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아세안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신남방정책특위에 따르면, 올해 한-아세안 교역액이 1,600억불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베트남은 단일국가 기준으로 중국, 미국에 이어 3위 수출국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2020년에는 우리의 베트남 수출이 EU 전체 수출액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신남방정책에서 목표했던 2020년 아세안 교역규모 2,000억불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 미국-중국 다음가는 거대 소비시장으로 성장

무엇보다 침체돼 있는 건설과 자동차 산업의 활로로 아세안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10월 기준 건설기업의 아세안 수주는 99억불 수준으로 중동지역 86억불을 넘어섰다. 아세안 국가들은 정부주도로 인프라 확장 붐이 일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또한 인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일본차가 석권하고 있는 아세안 진출을 노리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진출로로도 아세안은 중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문재인 정부가 신남방정책을 가동했던 핵심 이유 중 하나다. 현재 8,000개의 우리 기업들이 아세안에 진출해 있으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푸드, 콘텐츠, 프렌차이즈 등 중소·중견 기업들의 유망한 분야 진출에 한류열풍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신남방정책 1년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신남방정책 1년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이를 위해 정부는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신남방정책 특위를 설치하고 기업지원에 나섰다. 앞서 대기업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7일에는 중소·중견기업 대표들로부터 아세안 진출 관련 애로 및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기업들의 아세안 진출에 있어 정부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현지 국가의 규제, 무역장벽 등 다양한 애로사항이 있었으나 공통적인 것은 ‘금융지원’이었다고 한다. 김현철 보좌관은 <시사위크>와 만나 “아세안 국가들의 금융시스템이 아무래도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 많아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많았다”며 “국내은행들이 현지에 분점을 내는 방향으로 은행들이 기업들과 함께 진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아세안 ‘3P' 외교로 교류협력 확대

기업뿐만 아니라 인적교류도 크게 증가추세다. 2011년 500만이었던 한-아세안 상호방문객은 7년 만인 올해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세안 지역 출신 한국 유학생은 5년 새 4.3배나 급증한 3만2,57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외국인 유학생 증가세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오는 13일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로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교류증진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협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신남방정책 1년의 성과를 아세안 지도자들에게 설명하는 한편, 한-아세안 관계수립 30주년을 기념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7일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 천명 1주년을 맞이해 성과를 설명하고 ‘3P’ 즉 사람공동체, 상생번영 공동체, 평화공동체의 분야별 상세한 이행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라며 “여기서 중요한 게 내년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 지지를 획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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