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1위 사업자인 CJ헬로 역시 최근 1년 새 4만명 가까이가 이탈했다.
알뜰폰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1위 사업자인 CJ헬로 역시 최근 1년 새 4만명 가까이 이탈했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알뜰폰의 감소세가 연내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1위 사업자인 CJ헬로도 피하지 못했다. 업계 전체가 마찬가지다. 특히, 가입자 이탈은 더욱 심화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이에 정부 지원 정책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업계 1위도 피할 수 없는 ‘알뜰폰’의 현실 

지난 7일 CJ헬로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2,977억원, 영업이익 20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분기에 이어 매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상승세를 이어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2% 상승, 전년 동기 대비 7% 올랐으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0.6%,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CJ헬로는 △렌탈·ESS·VR 등 신사업의 기록적인 성장률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 △MVNO(알뜰폰)의 LTE가입자 비중 증가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특히, 알뜰폰 사업은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는 시장 상황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CJ헬로는 LTE 가입자를 수성하며 체질을 개선했다. 전체 가입자 가운데 LTE 가입자 비율은 64.7%로 증가했다. 알뜰폰 가입자 10명 중 6명이 LTE 요금제를 사용하는 셈이다. 사업의 수익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CJ헬로도 피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가입자 이탈’이다. 올 3분기 기준 CJ헬로의 알뜰폰 가입자는 81만4,678명으로 확인됐다.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수치다. CJ헬로에 따르면 자사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해 2분기 84만2,208명에서 3개월 만에 3.2%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85만3,197명)와 비교하면 4.5% 감소한 것이다. 최근 1년간 감소세가 지속,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CJ헬로는 4분기 알뜰폰 가입자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알뜰폰, 심화되는 가입자 이탈… 정부 지원 필요한 이유

문제는 가입자 확대 가능성이다. 알뜰폰 시장의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심지어 가입자 감소세는 최근 1년 새 눈에 띄게 확대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체 알뜰폰 가입자는 2만3,406명 순감했다. 지난달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수는 4만3,421명인 반면 알뜰폰에서 통신3사로 이탈한 고객은 6만6,827명으로 확인됐다. 

알뜰폰 가입자 이탈은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실제 2017년 10월 당시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5만3,393명이었다. 알뜰폰에서 통신3사로 이탈한 고객(5만5,041명) 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1년 만에 알뜰폰 가입자는 18.7% 감소하고, 이탈자가 21.4% 증가했다. 산업의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통신비 인하 정책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알뜰폰 산업의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는 더 이상 어렵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의 알뜰폰 지원 확대가 알뜰폰 활성화의 필수 조건이라는 주장이다. 지난달 31일 민생경제연구소, 한국소비자연맹, 참여연대 등 통신소비자와 시민단체들이 알뜰폰 지원 확대를 촉구한 이유이기도 하다.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정책과 알뜰폰에 대한 획기적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시민단체는 “통신 3사의 저가 요금제 출시에 이어, 보편요금제도 도입되면 전국에 30개가 넘는 알뜰폰 사업자들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알뜰폰에도 700만이 넘는 가입자가 있고 저렴한 요금으로 통신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알뜰폰의 생존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최소 이윤만 포함된 알뜰폰 도매대가 법제화 △알뜰폰 시장에서의 통신3사 자회사 철수 등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경쟁력이 사라진 건 사실”이라며 “알뜰폰의 타깃층은 젊은층이 아니다. 젊은층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 등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알뜰폰은 청소년층 혹은 중장년층의 이용도가 높은 브랜드다. 스마트폰을 연락의 수단 정도로만 사용하는 분들이 주된 타깃층이라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최근 이들이 통신3사로 옮기고 있다”며 “통신사에서 저가 요금제 등을 출시하며 알뜰폰의 주요 타깃층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환경적인 문제가 많은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가입자 이탈이 심화되고 통신3사와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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