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가 IPTV와 손을 잡는다. LG유플러스는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자사 IPTV 서비스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가 IPTV와 손을 잡는다. LG유플러스는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자사 IPTV 서비스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넷플릭스가 IPTV와 손을 잡는다. 이달부터 LG유플러스 IPTV 서비스를 통해서 넷플릭스 콘텐츠 시청이 가능해진다.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는 IPTV와 국내 영향력 확대에 나서는 넷플릭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다만, 양사의 계약으로 국내 콘텐츠 업계에 대한 역차별 문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넷플릭스’ IPTV로 온다

13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기업인 넷플릭스가 IPTV와 만난다.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LG유플러스의 IPTV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의 시청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일부 셋톱박스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거친 뒤 공식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신규 프로모션 등을 진행해 가입자 유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IPTV와 넷플릭스의 만남은 LG유플러스가 처음이다.

이번 계약은 양사 경영 전략의 결과다.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별화에 나선 LG유플러스와 아시아 지역 점유율 확대가 시급한 넷플릭스가 ‘윈윈’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실제 지난 2일 유안타증권은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계약이 LG유플러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IPTV가 효자”라며 “IPTV 매출은 전체 매출액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확대됐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 계약까지 확정하면 가입자 유치와 ARPU 측면에서 한단계 레벨업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넷플릭스는 현재 아시아 지역 투자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싱가포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 지역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헤이스팅스 CEO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이야기꾼을 찾아내 투자하고 있다”며 “한국과 아시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한국 배우와 제작진이 참여한 △킹덤 △좋아하면 울리는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등의 한국형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미디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넷플릭스는 2016년 국내 시장 진출 이후 3년간 점유율을 확대하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미디어 시장 점유율은 10% 수준이다. 80%에 육박하는 유럽 시장과 대조되는 수준이다. 결국, 새로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넷플릭스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 국내 콘텐츠 홀대 논란… 명분 주어질까

문제는 ‘계약 조건’이다. 넷플릭스의 계약 조건은 ‘9대1’로 유명하다. 해외 사업자와 계약을 할 경우 수익의 90%를 가져간다는 조건이다. 플랫폼에 돌아가는 수익은 단 ‘10%’인 셈이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의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LG유플러스와의 계약에서도 넷플릭스가 9대1 수익 배분 조건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국 국내 콘텐츠 업계에 역차별 논란으로 이어진다. 통상적으로 국내 콘텐츠 사업자와 유료방송 사업자와의 유료채널과 VOD 수익 배분 조건은 ‘6대 4’ 혹은 ‘5대 5’ 정도다. IPTV가 해외 콘텐츠 사업자(넷플릭스)와 국내 콘텐츠 사업자를 차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국내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업계는 유료방송사업자에 방송프로그램을 공급하면서도 제대로 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IPTV가 넷플릭스와의 계약으로 국내 콘텐츠를 차별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IPTV와 넷플릭스의 계약이 선순환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IPTV의 해외 콘텐츠 투자가 국내 콘텐츠 업계에는 ‘플랫폼과 콘텐츠 산업의 동반 성장’을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IPTV의 넷플릭스 도입을 근거로 유료방송시장의 불합리한 시장 구조를 바로 잡을 가능성이 생겼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유료방송시장의 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만남이 긍정적일 수 있다”며 “국내 콘텐츠 사업자가 목소리를 높일 기회일 수 있다. 다만,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수익 배분 구조가 중요하다. ‘9대 1’이라는 관행이 있으니 아무래도 넷플릭스를 국내 사업자보다는 우대했을 것 같다. IPTV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은 결국 국내 콘텐츠다. 역차별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IPTV가 전향적으로 생각해준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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