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SNS작가 이창민은 삶과 직업, 꿈을 찾게 해준 SNS가 기적이라고 말한다. / 시사위크
국내 1호 SNS작가 이창민은 삶과 직업, 꿈을 찾게 해준 SNS가 기적이라고 말한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SNS(소셜네트워크)는 인생의 낭비다’. 영국 축구팀 퍼거슨 감독의 명언으로 꼽히는 이 문장은 온라인 관계보다 자신의 삶, 그리고 실제 주변의 사람들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뜻으로 종종 언급된다. 그러나 세상은 하나의 문장만으로 규정할 수 없다. SNS로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겪은 이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기자와 만난 이창민 작가 역시 “SNS는 인생의 기적”이라고 말한다. 무기력했던 삶에서 벗어나 직업을 만들어 줬고, 자신을 파급력 있는 사람이 되게끔 해줬다는 것. 자신을 ‘국내 1호 SNS작가’로 소개하는 그에게 ‘SNS’는 어떤 의미일까. 또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 시사위크가 만나봤다.

◇ 아웃사이더, SNS로 세상과 소통하다

이 작가가 본격적으로 SNS을 접한 건 2014년 간암에 걸리신 아버지에게 간이식을 해드린 후 교통사고로 장기 입원한 시기였다. 당시 자살충동까지 느꼈다는 그는 SNS를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소소했지만, 변화는 컸다. 팔로우 수가 늘어나고, 먼 곳에서 일면식도 없던 분이 병문안까지 오기도 했던 것. 죽기 전 SNS친구들을 직접 만나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이내 실행에 옮기며 삶은 달라졌다.

이 작가가 지난 5년간 직접 만난 SNS친구들은 약 8,000명. 그들과의 만남,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며 SNS작가가 됐다. 그는 2014년 SNS 친구들의 말들을 담은 책 <병자>, 2015년 <세상을 보는 안경, 세안>에 이어 최근 <믿어줘서 고마워>를 출간했다.

SNS작가 이창민은 현재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지만, 활동초기 부정적인 인식 등에 많은 난관을 겪었다고 말했다. / 시사위크
SNS작가 이창민은 현재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지만, 활동 초기 부정적인 인식 등에 많은 난관을 겪었다고 말했다. / 시사위크

◇ “열에 여덟아홉은 만나주지도 않았어요”

물론 이창민 작가의 행보가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사회적으로 SNS작가라는 말이 생소하기도 했고, 기성문학계에선 ‘작가’의 기준을 엄격히 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인터뷰를 갔을 때 열에 여덟아홉은 안 만나줬다. ‘한 달에 300만원은 버니?’ ‘돈 안되는 걸 왜 해’라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기성 작가분들은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분야를 만들어 사람을 피곤하게 해’라고 하셨고, 어떤 유명 작가분은 ‘책에 영상을 넣는 장난을 친다’고 하기도 했다.”

돌파구는 꾸준한 노력, 그리고 독창성이었다. 이 작가는 “꾸준히 발품 팔며 홍보하고 알리려 노력했다”며 “그랬더니 어느 순간부터 ‘SNS작가 이창민이 한건 다른 누군가와 다르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이 많다. 저라는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한 업체에서 ‘SNS작가 1호’라는 타이틀을 50억원에 팔라는 제안도 해왔다”며 “고민도 했지만 오히려 자극이 됐다. 포기할 수 없었다. 다신 연락하지 마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작가의 책 중 11월 출간된 <믿어줘서 고마워>는 나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책에는 234명의 다양한 분야 인물들과 나눈 인터뷰가 담겨있다. 책 속의 QR코드를 휴대폰으로 찍으면 온라인을 통해 증강현실로 기사와 영상을 볼 수 있는 형식이다. 21일 기준 알라딘 공학주간 6위, 공학일반 3위에 올랐다.

이 작가는 “창의력, 혁신에 대한 아이템을 준 건 생존”이라며 “작가가 되기 전 어려웠던 상황들을 뒤집기 위해선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 강연, 홍보대사, 심사위원 등 다방면서 활약

노력의 결실은 또 다른 형태로도 나타났다. 이 작가는 책 쓰는 일 외에 강연을 비롯해 홍보대사 또는 심사위원 등 다방면으로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대한민국인재상’을 수상한데 이어 행정안전부 주관의 정부혁신국민포럼에 합류하기도 했다.

특히 정부혁신국민포럼에선 경제 분야 위원으로 임명, 청년 일자리문제에 대해 제언 중이다. 이 작가는 “세계노동기구에선 불공정, 불평등한 노동시장만 해소해도 4조 달러 이상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된다고 한다”며 “청년들에게 사회비리를 체크하고 피드백 하는 일자리 제공 등 더 많은 기회를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젊은 청년이 돈을 많이 벌고 세금을 많이 내야 노인들이 쉴 수 있다”며 “젊은 청년들은 열심히 일하고, 노인들은 권리소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창민 작가의 신작 '믿어줘서 고마워'. 알라딘 공학일반 3위, 공학 주간 6위에 올라있다. / 알라딘
이창민 작가의 신작 '믿어줘서 고마워'. 21일 기준 알라딘 공학일반 3위, 공학 주간 6위에 올라있다. / 알라딘

◇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존재 되고파”

이창민 작가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은 ‘SNS작가’에 대한 그의 정의가 일반적이진 않다는 점이다.

통상 SNS작가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공간에 글을 남겨 호응을 얻고, 이 글들을 모아 책으로 내는 형태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이 작가는 SNS공간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낸다.

이 작가는 이에 대해 ‘디렉터적인 면이 강하다’고 말한다. 그는 “어떤 이들은 ‘인플루언서’, 셀럽이라고도 한다”며 “SNS를 기반으로 어떤 콘텐츠도 만드는 사람을 SNS작가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등록된 친구는 2만4,000명 정도인데, 계속 늘고 있다”며 “(SNS친구들과의 인터뷰를) 대체 어느 정도로 해야 될지 고민 중이다. 해외 SNS친구들에게서도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이제 전세계로 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며 웃었다.

‘소통, 혁신, 창의라는 키워드로 세계 최고가 되는 게 꿈’이라는 이 작가는 “예전엔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원했는데, 이젠 제가 없어지더라도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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