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공업 오너일가 2세 박정규 총괄사장이 구속됐다.
세종공업 오너일가 2세 박정규 총괄사장이 구속됐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중견기업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세종공업이 오너일가 2세의 횡령·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논란에 휩싸였다. 가뜩이나 자동차업계 전반에 위기의 그늘이 드리운 가운데, 세종공업의 앞날은 더욱 어두워질 전망이다.

<시사저널>은 지난 22일 세종공업 오너일가 2세 박정규 총괄사장이 횡령 및 해외 원정도박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박정규 총괄사장은 2014년부터 최근까지 필리핀 등에서 상습 원정도박을 해왔으며, 국내에 머물 때도 불법 화상 도박장을 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해 환치기 수법으로 해외에 송금한 뒤 이를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구속된 박정규 총괄사장은 세종공업 창업주인 박세종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박세종 명예회장은 고(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처남으로, 정세영 명예회장이 현대자동차를 이끌고 있던 1976년 자동차 부품회사 세종공업을 설립했다. 이후 세종공업은 사돈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며 국내외 10여개 계열사를 둔 매출 1조원대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박정규 총괄사장의 구속은 세종공업의 향후 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박정규 총괄사장은 형 박정길 부회장과 함께 세종공업 2세 승계의 한 축을 맡고 있었다. 박정길 부회장이 세종공업 중심의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한 가운데, 박정규 총괄사장은 핵심계열사 세정 중심의 후계구도를 구축해오고 있었다. 세정은 차량용 소음기와 배기가스 정화장치 제조업체이며, 세종공업 후계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박정규 총괄사장이 구속되면서 이러한 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한편, 박정규 총괄사장은 최근 보유 중이던 주식의 상당수를 처분했다. 이를 두고 횡령액 변제 등을 위해 자금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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