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28일(현지시각) "현재 기준금리는 중립 금리의 바로 아래 수준이다"고 발언했다. /뉴시스·AP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28일(현지시각) "현재 기준금리는 중립 금리의 바로 아래 수준이다"고 발언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뉴욕 증시가 연준의장이 모처럼 내놓은 비둘기파 발언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나섰다.

CNBC는 28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뉴욕 이코노믹클럽에서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 근접했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의 기준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면서 “금리가 아직까지 경제에 중립적인 범위 바로 밑에 머물러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내용 자체는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중립금리까지는 아직 먼 길이 남아있다”고 발언했던 지난 10월 3일보다는 훨씬 비둘기파에 가까워진 발언이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고 경제성장률을 잠재경제성장률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금리수준을 말한다. 현재 미국 금리는 2.0~2.25%며 중립금리는 일반적으로 3.0% 가량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내년까지 적어도 서너번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으로 인해 금리 인상 횟수가 줄어들거나, 혹은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게 됐다.

비둘기파로 돌아선 연준의장의 발언에 증권시장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28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617.70p (2.5%) 상승했다. 지난 3월 26일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2.3%·2.95% 상승했다.

미국 금융사 슬레이트스톤 웰스의 로버트 패블릭 수석시장분석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을 “시장이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라고 평가했다. 작년 증시 호황기 속에서 주식시장에 진입했던 투자자들의 가장 큰 걱정 중 하나가 연준의 금리 인상 계획으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이었다는 뜻이다.

다만 일각에선 ‘신중론’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는 28일(현지시각) 기사에서 “몇몇 분석가들은 시장이 파월 의장의 발언에 과민반응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여전히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준이 당초 계획했던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확실한 신호도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금리 동결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이를 따름으로서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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