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제 개편 수용 없이 2019년 예산안을 잠정 합의한 것에 반발해 단식농성에 돌입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제 개편 수용 없이 2019년 예산안을 잠정 합의한 것에 반발해 단식농성에 돌입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선거제 개혁에 대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단식투쟁을 이틀 째 이어가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 합의 과정에서 선거제 개혁 수용을 조건으로 내걸었던 바른미래당은 민주평화당·정의당과 함께 투쟁 중이다. 손 대표는 “만일 (단식투쟁이) 조금이라도 양당에 ‘저러다 정말 손학규 죽으면 어떡하지’하는 자극이 됐을 때에야 비로소 선거법 개혁에 나서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심정을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가 단식을 하는 것이 예산안 편성을 거부하는 게 아니다. 우린 거대양당이 예산안을 짬짜미로 합의한 것 자체가 가장 큰 현안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혁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선거제 개혁은 민주주의가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이다. 그것을 위해 제 몸을 바치고자 한다”고 단식농성의 취지를 설명했다.

손 대표는 “제가 젊을 때 단식 많이 했다. 정말 단식하기 싫다”면서도 “이걸 그대로 놔두면 선거제 개혁,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완전히 멀어지는 것이고 의석 30석밖에 되지 않는 바른미래당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제가 살아온 정치역정이라는 게 그저 어려울 때 구원투수, 불쏘시개였다. 지금 나를 바칠 때가 됐다는 생각으로 단식을 하기로 했다”고도 덧붙였다.

손 대표는 선거제 개혁과 관련한 정부여당의 확실한 입장이 나올 때까지 단식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저는 끝까지 가겠다”며 “단식할 때는 그저 죽겠다는 각오로 단식을 해야지 적당히 어느 선에서 물러나 빠져나가는 게 출구전략이라면 전 출구전략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손 대표를 찾아갔지만 별다른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홍 원내대표는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 “민주당으로서는 정개특위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한다고 다시 말씀드린다”며 “야3당이 합의한 안에 대해서 저희 민주당은 100%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민주당이 야3당하고 합의한 것을 갖고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했다”며 “민주당이 꼭 적폐와 연대해야 했냐”고 반박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에 “단식을 풀어달라”고 제안했지만, 손 대표는 “그런 얘기하지 말라. 단식을 어떻게 푸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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