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시장 규모가 매년 확대되고 있다. 유료방송,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은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지상파방송사업자의 매출은 같은 기간 감소했다. 이들의 상황은 콘텐츠에서 갈린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는 콘텐츠 판매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콘텐츠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방송시장 규모가 매년 확대되고 있다. 유료방송,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은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지상파방송사업자의 매출은 같은 기간 감소했다. 이들의 상황은 콘텐츠에서 갈린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는 콘텐츠 판매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콘텐츠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방송시장 규모가 매년 확대되고 있다. 유료방송시장, 방송채널사용시장 등 대부분의 분야가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에서 지상파방송시장은 규모가 작아졌다. 이들의 변화는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한쪽은 콘텐츠 매출이 늘었고, 반대쪽은 콘텐츠 판매가 부진했다. ‘콘텐츠’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 IPTV·종편 상승세, 지상파 하락세… 변하는 시장 분위기 

지난해 방송시장 규모가 공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2017년도 국내 방송산업 현황을 담은 ‘2018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방송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으로 16조5,122억원이다. 전년대비 3.8%(6,099억원) 증가한 수치다. 

유료방송,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대부분의 산업이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유료방송사업자(IPTV, 케이블TV, 위성방송)의 경우 전년 대비 9.1% 증가한 약 5조6,31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IPTV의 영향이 크다. IPTV는 전년 대비 20.5% 증가한 2조9,251억원을 기록했다. 유료방송시장 전체 매출의 52%를 차지한 수치다. 가입자 역시 증가했다. 유료방송 가입자는 총 3,167만명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IPTV 가입자(1,433만명)는 전체의 45.2% 비중을 차지한다. 

PP의 변화도 긍정적이다. PP의 총 매출액은 3조1,059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특히, 종합편성(이하 종편) PP가 크게 성장했다. 종편 PP는 7,27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8% 확대됐다. 광고 매출(4,004억원)은 전년 대비 39% 증가, 프로그램 판매 매출(2,104억원)은 전년 대비 51.3% 증가하며 큰 폭으로 늘어났다. 

반면 규모가 줄어든 곳도 존재한다. 지상파방송사업자(이하 지상파)다. 연간 3조6,8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전년 대비 7.9% 감소했다. 이들이 부진한 것은 ‘콘텐츠 판매’ 분야다. 지난해 6,429억원 수준의 콘텐츠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18.4% 감소했다. 7,000억원대에서 6,000억원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지상파는 텔레비전방송수신료 매출, 재송신 매출, 협찬 매출 등에서 매출을 올렸음에도 콘텐츠 판매가 부진한 탓에 매출 하락세를 상쇄하지 못했다.

‘2018년 방송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방송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으로 16조5,122억원이다. /방송통신위원회
‘2018년 방송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방송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으로 16조5,122억원이다. /방송통신위원회

◇ 중요해지는 ‘콘텐츠’… 시장 전체에 영향

방송시장 변화는 콘텐츠 투자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콘텐츠’가 방송산업 각 분야의 활성화를 좌우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IPTV 업계가 콘텐츠 투자에 집중하는 까닭이다. IPTV 콘텐츠사업자(CP)의 매출이 증가한 것도 같은 이유다. 실제 IPTV CP의 지난해 매출은 5,442억원이다. 2,655억원을 기록한 2015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확대된 수치다. 

콘텐츠 차별화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행보다. LG유플러스의 행보가 그 근거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드라마 콘텐츠 수급 등을 통해 미디어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로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LG유플러스가 IPTV 업계 최초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도입한 이유다. 올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략적 제휴를 통한 미디어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경영목표를 초과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최근 IPTV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올 3분기에는 역대 최고 분기 매출(2,5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브로드밴드(26.3%), KT(15.3%) 등의 증가세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부도 콘텐츠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콘텐츠산업은 미래 가장 유망한 산업의 하나”라며 “세계 시장 규모는 약 2조달러(약 2,300조원)로, 1조3,00억달러의 자동차 시장을 능가한다. 애플, 아마존 등의 기업들이 콘텐츠 투자를 경쟁적으로 확대하는 이유다. 콘텐츠 사업을 둘러싼 환경도 무섭게 변하고 있다. ICT와 융합한 콘텐츠는 관련 생태계를 근본부터 바꾼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플랫폼은 콘텐츠의 국가 간 경계를 허물었다”며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은 콘텐츠의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한다. 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해 여러 부처가 기존의 영역을 뛰어넘어 협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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