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가 수입차업계에서 독주체제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벤츠가 수입차업계에서 독주체제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수입차업계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벤츠가 BMW와 형성해온 ‘양강구도’를 넘어 ‘독주체제’를 다지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벤츠는 지난 11월 국내에서 7,206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2위 BMW(2,476대)와의 격차가 5,000대에 육박한다. 수입차협회가 집계하는 전체 판매실적 중 3분의 1가량을 벤츠가 차지했다.

이는 수입차업계의 달라진 구도를 상징한다. 최근 수입차업계는 벤츠와 BMW의 양강구도 속에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차 브랜드가 강세를 보여 왔다. BMW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 수입차업계 1위 자리를 지켰고, 이후 2년은 벤츠가 1위를 차지했다.

다만, 벤츠와 BMW의 격차는 크지 않았다. 2016년엔 벤츠가 5만6,343대, BMW가 4만8,459대를 판매했고, 지난해에는 벤츠가 6만8,861대, BMW가 5만9,624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올해는 11월까지 벤츠가 6만4,325대를 판매했고, BMW는 4만7,569대를 판매하면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최근 추이까지 감안하면 연말까지 1만5,000대 이상 차이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벤츠가 국내 시장 공략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BMW는 화재사고 논란에 휩싸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벤츠는 지난해와 비슷한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는 반면, BMW는 5,000대 이상 감소했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BMW는 올 연말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또 한 번 거센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한 화재사고 논란 이후 신차 출시 행사도 하지 않는 등 마케팅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반면, 벤츠는 한국지엠·르노삼성 등 국산 자동차 브랜드까지 위협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BMW가 논란에서 벗어나 제 궤도에 오르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이로 인해 당분간 벤츠의 수입차업계 독주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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