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경제인들과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동결을 주문하고 나섰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연준의장을 임명하던 작년 11월의 모습. /뉴시스·신화
월스트리트 경제인들과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동결을 주문하고 나섰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연준의장을 임명하던 작년 11월의 모습. /뉴시스·신화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18일(현지시각) 개회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두고 워싱턴 정계와 뉴욕 증권가가 모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연준이 예고했던 ‘연내 금리 4회 인상’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 편집부는 17일(현지시각) ‘지금은 연준이 멈출 때’ 제하 사설을 통해 FOMC의 금리 인상에 반대했다.

근거는 자산가격의 하락이었다. 12월 19일 현재 금 1온스의 가격은 약 1,250달러로 6개월 전(1,360달러)보다 100달러 이상 낮다. 석유와 농작물 등 주요 실물자산 또한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 5월부터 관측되고 있는 ‘강한 달러’ 현상은 개인소비지출(PCE) 디플레이터를 떨어트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곧 연준이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릴 때 가장 중요하게 살피는 물가상승률 전망이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은 지난 11월 FOMC에서 물가상승률이 중장기적으로 목표치(2%)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로선 물가상승률이 급등할 전조가 없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연준이 2년 반 동안 금리를 3.25%p 올렸던 2003~2005년 당시에는 집값을 비롯한 자산가격이 이미 빠른 속도로 상승한 상황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근 경제계의 주요 인사들이 동결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금리 전망이 미궁에 빠졌다. 블룸버그는 1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헤지펀드 투자자인 스탠리 드레켄밀러와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탈 CEO도 연준이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편 꾸준히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연준의 독립성 문제를 일으켰던 트럼프 대통령도 다시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연준은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르기 전에 월스트리트저널의 사설을 읽어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의미 없는 숫자들만 늘어놓지 말고 시장을 느껴라”는 말도 있었다.

다만 경제인들의 조언과 달리, 중앙은행에 대한 대통령의 간섭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조지 곤캘브스 노무라증권 금리전략가는 17일(현지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해 얻는 이득보다 백악관에 대한 독립성을 보여줌으로서 얻는 이득이 더 클 것”이라며 “연준은 우선 금리는 인상하되, 미래 금리경로를 수정해 비둘기파적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한국시각 20일 새벽 4시경에 금리인상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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