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철 동국대 교수의 시집 ‘고구려마음’이 월간 신문예협회가 주관하는 연암문학예술상 시(時)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윤명철 동국대 교수의 시집 ‘고구려마음’이 월간 신문예협회가 주관하는 연암문학예술상 시(時)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시사위크=이명선 기자] 윤명철 동국대 교수의 시집 ‘고구려마음’이 월간 신문예협회가 주관하는 연암문학예술상 시(時)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역사학자인 윤명철 시인은 고구려사와 동아시아 해양사 공부와 함께 문학활동을 병행해 왔다. 1981년도에 ‘신단수’ 시집을 출판했고, 2004년도에 지구문학으로 등단했다. 이후 2008년 지구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지구문학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신단수 △당나무 △서사시 단군신화 1 ‘환웅 세상에 나서다’ △2 ‘태백산 신시 활인’ △고구려소리 △고구려겨울 △고구려마음을 출간했다. 최근에는 △고구려꿈 △고구려 저 너머 △유라시아를 주제로 한 ‘바이칼에서 우랄, 알타이’ △천산, 파미르 그리고 사막 △생명 △역사를 생각하는 또 하나의 마음 △장보고, 그 환생을 꿈꾸며(해양시집) 등을 냈다.

해양문화 창달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민국근정포장을 수훈했으며, 1회 김찬삼여행상을 비롯해 동아일보 창립90주년 ‘2020년 한국을 빛낼 100인’에 선정되는 등 각종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장군총, 소신(燒身)공양
 

미리내를 탈출한 어린 늑대 떼들

신화에 굶주려

푸른 이빨로 물어뜯어

떨어져 나간

관대의 노을빛 화강암 쪼가리들

여름 빗 물에 푹 삭은

풀 바닥에 유성처럼 박히더니

몇 날 몇 일

꿈적도 않고

눈길들 아랑곳 않고

가는 숨만 새액 새액 거리더니

빗 기운 다 가시고

햇살 살금살금 발도둑질 하고

연두색 연기들

세상을 허무하게 녹여낼 무렵

황동색 등짝 안 쪽

흙색 금 몇 줄 가더니

맨 살결 터지며

보라색 꽃들 무더기로 토해낸다.

둥 둥

꽃잎들 나비처럼 날고

노을 색 돌덩이들

활 활

파랗게

불 탈 채비한다.

/ 윤명철 교수의 시집 ‘고구려마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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