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엔제리너스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의 점포수가 지난 3년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엔제리너스 홈페이지 갈무리
롯데엔제리너스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의 점포수가 지난 3년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엔제리너스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롯데지알에스의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의 성장 날개가 크게 꺾였다. 커피전문점 운영을 희망하는 점주들로부터 외면 받으면서 롯데지알에스의 경영 악화를 가져오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 신규 점포는 줄고 계약해지는 늘고

8년 만에 5배가 넘는 4조원대 규모로 성장한 커피전문점 시장. 포화 상태에 다다른 레드오션에서 살아남기 위한 브랜드별 경쟁에서 롯데 엔제리너스가 점점 밀려나는 모양새다.

브랜드 경쟁력을 가름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점포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 9일 롯데지알에스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엔제리너스의 총 점포수는 749개. 2년 전인 2015년 891개에서 이듬해 843개로 감소한 데 이어 1년 만에 또 다시 11% 가량 감소했다.

엔제리너스의 점포수 감소는 절대적 비중(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맹점이 줄어든 탓이 컸다. 2015년 813개던 엔제리너스의 가맹점포는 2017년 647개로 급락했다. 반면에 가맹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은 같은 기간 78개에서 102개로 늘어났다. 가맹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가맹점 모집이 여의치 않게 되자 본사가 직접 나서 이를 만회하고 있는 셈이다.

엔제리너스가 커피전문점 운영을 희망하는 점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는 건 다음의 통계 수치를 보면 좀 더 분명해진다. 신규개점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는 반면, 계약 기간을채우지 않고 중도 해지한 점포는 증가하고 있다. 2015년 50곳의 신규개점 낸 엔제리너스는 이듬해 34곳을, 2017년에는 26곳의 점포 문을 여는 데 그쳤다. 이와는 반대로 2017년 계약해지된 것만 89곳에 이른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56곳, 91곳이 본사와 계약을 중도 해지했다.

◇ 내부 경쟁에서도 밀려나는 ‘천사다방’

문제는 엔제리너스가 ‘나홀로 부진’에 빠져있다는 점이다. 가맹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경쟁 브랜드와는 물론, 롯데지알에스 내부 경쟁에서도 뒤처지고 있다.

엔제리너스와 마찬가지로 대기업이 운영 주체이면서도 가맹 사업을 진행 중인 투썸플레이스는 2017년 943개까지 점포를 늘렸다. 지난 2년 사이에 254개의 가맹점이 증가한 덕분에 엔제리너스를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다소 열세로 평가받는 파스쿠찌도 같은 기간 55곳의 신규 가맹점을 모집하며 선전하고 있다. 엔제리너스, 투썸플레이스 등과 함께 국산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할리스도 가맹과 직영점을 꾸준히 늘려오며 507개 매장을 보유했다.

자매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홀로 고전하고 있다. 롯데지알에스의 주력 브랜드인 롯데리아의 점포는 2015년 1,292개에서 1,350개로 늘어났으며, 크리스피크림도 같은 기간 123개에서 140개로 증가했다.

엔제리너스의 부진은 롯데지알에스 전체 성과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5부터 2017년까지 롯데지알에스는 3년 연속 당기순손실(별도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누적된 총 손실액은 997억원에 달한다. 영업익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2016년 193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7년 32억원으로 줄면서 8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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