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6시께 서울 광화문역 2번 출구 인근에 있던 택시에서 불이 나 택시 조수석에 놓여있는 유류용기가 불에 타 았다. /뉴시스
지난 9일 오후 6시께 서울 광화문역 2번 출구 인근에 있던 택시에서 불이 나 택시 조수석에 놓여있는 유류용기가 불에 타 았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선재 기자] 60대 택시기사가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분신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택시기사는 카카오의 카풀(승차공유) 중개 서비스에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서울 종로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6시께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택시기사 임모(65) 씨가 분신을 시도해 화재가 발생했다. 택시 안에는 화재로 인해 녹은 기름통이 발견됐다.

임씨의 차량은 K5 경기도 개인택시로, 승객 없이 임씨 혼자 타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임씨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가 10일 오전 5시 50분께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임씨는 평소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동료들에게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원망을 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임씨는 동료들에게 자신의 유언을 녹음한 파일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내용이 녹음돼 있었다고 연합회 측은 밝혔다.

카풀 도입 반대를 이유로 택시기사가 분신해 사망한 사건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2월 10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소속 최모(57) 씨도 자신이 운행하는 택시 안에서 분신을 시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발견된 최씨의 유서에도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 달라”고 적혀있었다.

택시업계는 침통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임씨의 시신이 안치된 장례식장에는 택시기사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 측도 난감한 상황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최씨의 분신사망 후 카풀 서비스 출시를 잠정적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달만에 또 다시 택시기사 분신사고가 발생하면서 향후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한편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으로 이뤄진 카카오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비대위)는 임씨의 분신 사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