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사외이사 3명 중 2명은 재직기간이 10년을 훌쩍 넘긴 소위 ‘장수 사외이사’다.
하나투어 사외이사 3명 중 2명은 재직기간이 10년을 훌쩍 넘긴 소위 ‘장수 사외이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하나투어의 두 장수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국민연금의 반대를 뚫고 수명 연장에 나서게 될지 주목된다.

하나투어는 현재 3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2명은 재직기간이 10년을 훌쩍 넘긴 이른바 ‘장수 사외이사’다.

먼저, 변정우 사외이사는 2006년 3월 처음 선임된 이래 13년 동안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사외이사의 적정 재직기간인 9~10년을 뛰어 넘은지 오래다.

한장석 사외이사도 2007년부터 사외이사로 재직하기 시작해 12년을 꽉 채우기 직전이다. 그런데 그는 사외이사로 활동하기 전, 감사로 하나투어에 몸담은 바 있다. 2005년 3월부터 시작된 감사 활동기간까지 포함하면 실제 재직기간은 14년에 달한다.

IMF를 겪는 과정에서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는 오너일가 및 경영진을 견제하며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장치다. 하지만 제도 도입 초기부터 허수아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장수 사외이사’ 역시 대표적 사례였다. 특정 기업에서 오랜 세월 사외이사로 머물 경우, 오너일가 및 경영진과 유착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꼬박꼬박 쏠쏠한 보수를 챙기며 ‘거수기’ 노릇을 하는 장수 사외이사들이 상당수였다.

이처럼 유명무실한 사외이사 제도가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자, 곳곳에서 대책이 마련됐다. 그중에서도 막강한 자금력을 지닌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관련 의결권 행사 지침을 대폭 강화했다. 재직기간이 10년을 넘긴 사외이사의 재선임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기로 한 것이다.

국민연금이 적잖은 지분을 보유해온 하나투어도 이러한 의결권 강화 영향권 아래 있었다. 실제 국민연금은 2013년과 2016년 하나투어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하나투어는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나 사외이사 선임을 강행한 바 있다.

이처럼 장수 사외이사가 자리를 지키는 사이 하나투어는 크고 작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직원들로부터 성과급 중 일부를 거둬들인 황당한 갑질 사건부터 성추행, 고객 돈 횡령, 개인정보 유출 등 심각한 사건의 연속이었다.

두 사외이사의 임기는 오는 3월 나란히 만료된다. 하지만 그동안의 행보에 비춰보면 또 다시 연임이 추진될 가능성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앞선 두 차례와 마찬가지로 반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외이사 재선임 여부 등은 우선 이사회 의결을 통해 결정된다. 하나투어 이사회는 박상환 회장이 의장을 맡고 있으며, 권희석 수석부회장과 김진국 사장 등도 이사회에 포함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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