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여성 국회의원 일동 및 여성폭력근절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왜 체육계 성폭력은 반복되는가?' 조재범 성폭력 사태 근본 대책 마련 긴급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여성 국회의원 일동 및 여성폭력근절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왜 체육계 성폭력은 반복되는가?' 조재범 성폭력 사태 근본 대책 마련 긴급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 가해 사실이 폭로되면서 ‘체육계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방안 논의가 국회에서도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성의원들은 2007년 당시 여자프로농구팀 내에서 일어났던 성추행 사건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은 현실을 비판하며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여성 국회의원 일동과 당 여성폭력근절특별위원회는 16일 ‘왜 체육계 성폭력은 반복되는가, 조재범 성폭력 사태 근본 대책 마련 긴급토론회’를 열고 한국 체육계 내 성폭력 실태를 공개했다.

권미혁 의원은 “2007년 박찬숙 감독(현 한국여자농구연맹 경기운영본부장)이 지적한 여자프로농구 모 감독의 성폭력 사건 당시에도 대한체육회는 가해자 영구제명과 지도 자격 강화를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발제자로 나선 정용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다른 분야의 ‘미투’(#MeToo) 운동은 한명이 얘기하면 다른 사람의 폭로로 바로 이어지는데 체육계는 ‘미’(Me) 다음 ‘투’(Too)가 나오는 게 너무 어렵고 시간이 걸린다”며 “수직적인 권력 구조에서 ‘이 얘기를 폭로하면 선수 생활이 끝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날 것을 알기 때문에 선수가 느끼는 두려움은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김현목 문체부 체육정책과 사무관은 “스포츠계에 성폭력이나 폭력에 대해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는 조치가 마련돼 있지 않고 운동선수가 피해사실을 폭로했을 때 응대 매뉴얼이 없다”며 “이번에 유도 분야에서 성폭력이 폭로됐을 때 보도자료에 피해자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를 넣은 것도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몰랐기 때문”이라고 미비한 관리 실태를 언급했다.

무엇보다 체육계가 남성 중심의 권력구조를 공고히 해와 낮은 여성대표성이 문제점으로 대두된다. 여성 운동선수들이 늘고 있는 비율에 비해 여성 지도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한체육회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등록된 전국 남녀 지도자는 총 1만 9,965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 지도자는 3,571명(17.9%)에 불과하다. 같은 해 선수로 등록된 여성 선수(3만 1,572명)에 비하면 매우 부족한 셈이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대한체육회의 여성임원 비율이 2017년 기준으로 13.7%인데 이 같은 비율로는 여성의 대표성이 확보되지 못하며 이를 30% 이상으로 맞춰야 한다”며 “피해선수들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데 들어가는 법률 지원이 아주 적은 수준에 그치고 있는 데 법적, 의료적, 심리적 지원을 적극 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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