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AI) 경제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2023년까지 10개의 유니콘을 육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국가 경제의 활력을 높이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AI) 경제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2023년까지 10개의 유니콘을 육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국가 경제의 활력을 높이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적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정부가 신산업 육성에 팔을 걷었다. 특히, 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규모 있는 스타트업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10개의 유니콘’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신산업에 해당하는 글로벌 인공지능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IT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다. 정부의 방침은 결국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신생기업이 크지 못하고 있는 환경이라는 의미다. 이에 다양한 지원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 ‘데이터·인공지능’ 키우기 나선 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지난 16일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분야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열린 경제부총리 주재 제1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데이터·AI 경제 활성화 계획’을 수립, 발표했다. 기간은 2023년까지다. 혁신성장 전략투자 분야인 데이터와 AI의 육성을 촉진에 대한 5개년 실행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정부가 선언한 ‘데이터경제로의 전환’에 대한 후속조치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 데이터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이후 11월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으로 개인정보의 활용과 보호 균형을 맞춘 개인정보 관련 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한 상태다. 

향후 5년 동안 데이터 수집·유통·활용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주기를 활성화한다는 것이 이번 계획의 골자다. 이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AI 혁신생태계를 조성한다. 또, 데이터와 AI 간 융합을 촉진한다. 목표는 국내 데이터시장을 30조원 규모로 키우는 것이다. 전문 인력은 1만명 이상 확대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발표의 진행사항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면서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과 AI의 윤리적 사용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공감대 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이날 민원기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우리나라가 데이터와 AI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하겠다”며 “특히, 규제샌드박스의 시행으로 데이터와 AI 기반의 신기술, 신제품에 대한 시장검증 및 출시를 돕겠다”고 말했다. 

◇ 목표는 ‘AI 유니콘 0개→10개’… 주도권 확보할까

특히, 이번 계획에서 관심을 받는 것은 ‘유니콘’ 육성에 대한 내용이다. 과기정통부는 2023년까지 AI 분야의 유니콘 기업 10곳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유니콘은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의 민간 스타트업 기업을 칭하는 단어로, 비상장 신생 기업이 1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되는 상황이 마치 유니콘의 존재와 같이 비현실적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국내 상황에서 느낄 수 있다. 스타트업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츠의 ‘글로벌 유니콘 클럽’ 조사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총 311개다. 이중 한국 기업은 쿠팡, 옐로모바일, 크래프톤(구 블루홀), 엘앤피코스메틱, 비바리퍼블리카, 배달의민족 등 6개에 불과하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유니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9%다. 총 가치는 230억8,000만달러(약 26조원) 수준이다. 1조870억달러(약 1,219조원) 규모의 전체 유니콘 시장에서 2.2%를 차지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AI 유니콘의 등장은 중요한 의미다. 뒤처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일 수 있으며, AI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도 규모 있는 신생 기업이 지속 나타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기정통부 역시 “계획 실행에 속도를 내겠다”며 “국가 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부터 데이터와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 매년 1~2개의 유니콘이 생기고 있지만 이 속도는 글로벌 속도보다 느리다. 실제 미국이 보유한 유니콘 기업은 151개다. 가장 많은 유니콘이 등록된 국가다. 중국의 경우 85개의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전 세계 유니콘 기업 가운데 기업 가치가 가장 높게 책정된 곳도 중국 기업이다. 중국의 뉴스 앱 터우티아오(Toutiao)로, 750억달러(약 84조원)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쿠팡보다 8.3배 큰 수치다. 과기정통부가 AI 유니콘 육성에 나서는 까닭이다.

문제는 시기가 다소 늦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2023년까지 10개의 AI 유니콘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는 단 한 곳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AI 시장 자체가 최근 생긴 새로운 생태계인 만큼 당장 성과를 내긴 어렵다. 그러나 이미 글로벌 유니콘 시장에서 AI 유니콘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재 글로벌 유니콘 클럽에 등록된 AI 유니콘은 총 5개다. 심지어 모두 중국 기업이다. △터우티아오 △센스타임 △호라이즌 로보틱스 △클라우드워크 △페이스플러스플러스 등이다. 이들의 기업가치는 878억2,000만달러(약 99조원)다. 우리나라가 단 한 곳의 AI 유니콘도 만들지 못할 동안 중국은 5곳의 유니콘을 탄생시켰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2021년까지 100만명의 AI 인력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윌리엄 쉬 화웨이 최고 전략 마케팅 책임자(CSMO)는 지난해 10월 “AI는 새로운 범용 기술이 됐다”며 “지구상의 모든 산업과 조직을 바꿀 것이라고 확신한다. 2025년까지 개인, 가정, 기업에 AI를 도입하겠다. AI는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의 해결책을 선보인다. 누가 선점하느냐가 중요하다. 어떤 환경에서도 AI 솔루션이 적용될 수 있는 AI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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