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8일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탈당한 손혜원 의원에 이어 송언석·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되자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28일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탈당한 손혜원 의원에 이어 송언석·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되자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탈당한 손혜원 의원에 이어 송언석·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되자 국회의원 전수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른바 '손혜원 사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민주당이 적극적인 반격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번 민주당의 '의원 전수조사' 주장이 지난해 외유성 출장 의혹 때처럼 이번에도 유효할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또한 야권에서는 민주당이 자당 출신 의원의 의혹 해소보다는 전선을 넓히는 일종의 '물타기' 전략이라고도 비판하고 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28일 자신의 SNS에 "이 기회에 모든 국회의원과 그 친인척의 재산과 상임위 발언 등 의정 활동 간의 이익 충돌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한다. 후안무치·내로남불 정쟁 구습을 타파하고 깨끗한 정치혁신·물갈이하자"고 요구했다. 표 의원은 손 의원을 둘러싼 투기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손 의원을 두둔한 바 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당 의원 두 분도 관련 상임위원직을 사임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한다"며 "필요하면 검찰 수사도 하고,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문제에 관해 차제에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해충돌 문제는 특정 정당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의 이해충돌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국회 차원의 논의를 통해 윤리기준을 강화하거나 관련법도 만들고, 재발방지를 위해 사회적·제도적 장치를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여권 인사가 논란을 빚을 때는 엄호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전수조사'를 내세우며 공세로 전환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외유성 해외출장 등 각종 의혹을 받았을 때는 '관행'이라고 감싸다가 김 전 원장이 사임하자 '국회의원들의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실태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면서 역공을 펼친 바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김 전 원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자신의 의혹과 관련해 위법하다고 판단하자 곧바로 자진 사퇴했고,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한 국민적 지탄 여론이 높았다는 점이다. 반면 손 의원은 목포 부동산 투기를 비롯해 이해충돌 의혹에 대해서도 "손해충돌"이라는 등 전면 부정하며 강경한 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 의원의 이해충돌 의혹에 대한 국민 청원 게시판 글도 현재 하나 뿐이며, 청원 인원도 십여 명에 불과하다.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한국당 발끈

한국당 송언석 의원은 경북 김천역 일대 토지 및 건물에 대해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장제원 의원은 국회 예결위 여당 간사직을 남용해 가족이 운영하는 동서대학 지원 관련 예산 확대에 관여했다는 보도가 제기됐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썰전'에 출연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나 원내대표의 이미지가 건물 투기 의혹이 일었던 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이같은 보도와 표 의원의 발언에 대해 "권력비리에 대한 물타기"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손 의원의 사건은 (권력남용) 범죄"라며 "한국당 의원들은 이해충돌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해충돌에 불과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에서도 사실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여당이 물타기를 해서는 안 된다"며 "또 여당뿐만 아니라 모든 권력이 나서서 범죄를 물타기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표 의원이 제기한 나 원내대표에 대한 부동산 투기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도 맞지 않는 악의적 주장"이라며 "제1야당 원내대표를 향한 물타기와 말장난으로 국민을 기만하며, 손 의원 구하기에 앞장서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을 보면서 손 의원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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