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삼성 수원사업장에서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2019년형 QLED 8K로 올해 TV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 삼성전자
지난 8일 삼성 수원사업장에서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2019년형 QLED 8K로 올해 TV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 삼성전자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8K QLED TV를 본격적으로 띄운다. 아직 시기상조라는 말은 여전하지만, 과거 전례를 살펴보면 발전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소비자 선호가 초대형 TV로 향하는 만큼, 고화질인 8K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전략이다.

8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QLED 8K’핵심 기술 설명회에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삼성전자의 전략이 공개됐다.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인만큼, 이날 자리엔 수많은 취재진들이 모여 관심을 보였다.

◇ 8K TV, 왜 필요할까?… ‘초대형 TV에 필수’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선보인 8K QLED TV의 장점은 무엇보다 화질이다. 즉, 8K QLED TV는 기존 4K(UHD) 보다 4배 더 높은 3,300만 화소로 초고해상도(7680×4320)를 구현할 수 있다. 또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반도체 기술로 개발된 ‘퀀텀 프로세서 8K’가 탑재돼 저해상도 영상을  고화질로 변환, 재생해준다.

올해 출격하는 2019년형 QLED TV는 기존 65∙75∙82∙85형에 98형과 55형을 추가한 총 6개 모델이다. 작년 한정된 지역(유럽·한국·미국·러시아)에서 공개했지만, 올해는 전 세계 60여개국으로 판매 국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달라진 건 새로운 화질 기술의 적용으로 블랙 표현과 시야각이 한층 개선됐다는 점. 또 고화질·고용량 영상 콘텐츠를 전송하는 HDMI 2.1(8K, 60P) 규격이 적용됐다. 기존 삼성전자의 8K QLED TV는 ‘HDMI 2.0’ 규격에 그친 탓에 외부기기에서 8K 영상을 전송할 경우 속도가 느려 초당 프레임 수가 30장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8일 삼성전자 연구원이 2019년형 QLED 8K의 화질을 시연하는 모습. / 삼성전자
8일 삼성전자 연구원이 2019년형 QLED 8K의 화질을 시연하는 모습. /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향후 트렌드를 선도하고, 시장에서 먼저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TV 시장의 트렌드는 대화면을 넘어 초대형으로 향하는데,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우면서 화질을 유지하기 위해선 더 많은 화소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실제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IT전시회 CES2019에선 삼성을 비롯해 LG전자, 창홍, 하이얼, 샤프, 소니, TCL 등 글로벌 주요 TV제조사들이 8K TV를 선보였다.

추종석 삼성전자 VD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초대형 전략과 시장의 트렌드, 8K는 같이 맞물려 돌아가게 돼 있다”며 “화질이 나쁘면 초대형TV로 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는 8K 제품의 마케팅과 영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한해”라며 “1등 업체로 시장을 개척해간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과거 4K 시장전망치와 실 판매량. / 삼성디스플레이
과거 4K 시장전망치와 실 판매량. / 삼성디스플레이

◇ ‘8K 콘텐츠도 없는데’… 아직 시기상조?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아직 8K TV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콘텐츠 및 인터넷 전송속도 등 제반여건이 충족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부족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8K로 제작된 콘텐츠가 극소수라는 점 및 8K 콘텐츠를 전송하기 위해선 속도 빠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것 등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에 글로벌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은 8K TV시장 전망치를 낮춰 잡기도 했다. 작년 7월말 기준 IHS마킷의 ‘2019년도 8K TV 출하량 전망치’는 78만대에 달했지만, 5개월 뒤인 12월엔 ‘34만대’로 낮아졌다. 또 내년 출하량 추정치는 249만대에서 175만대로 하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콘텐츠 업체들도 현재 8K콘텐츠 제작, 개발에 별다른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8K 콘텐츠 제작을 위해선 촬영 장비부터 모두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로 대화면에 구현하다보니 TV가격 상승폭이 더 커진다”며 “일반적인 시청 환경에서 눈으로 4K와 8K를 구별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현재 콘텐츠 부족 등 문제점이 있겠지만, 시장 선도 기술로 인식되는 만큼, 수요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엔 2013년 4K TV가 출시된 후 콘텐츠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지만, 예측 수요와 실 판매량 간의 격차가 컸다는 점이 근거로 작용한다.

8일 삼성전자 연구원이 2019년형 QLED 8K의 화질을 시연하는 모습. / 삼성전자
8일 삼성전자 연구원이 2019년형 QLED 8K의 화질을 시연하는 모습. / 삼성전자

추종석 부사장은 “2013년 당시엔 (UHD) 방송도 없는데 누가 4K TV를 사겠냐는 회의적 반응이 많았다”며 “소비자들도 8K 제품이 향후 기술을 리드하는 제품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8K 기기를 먼저 보급함으로써 콘텐츠 제작자들이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자연스레 선순환 구조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추 부사장은 “결국 (8K TV) 하드웨어가 깔려야 콘텐츠 업체들이 (제작에) 나선다”며 “분명히 빠른속도로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은 QLED TV에 내장된 ‘업스케일링 기능’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그는 “어떤 (화질의) 콘텐츠건 8K (QLED TV)로 보면 가장 화질이 좋다”며 “그 개념에서 보면 콘텐츠 문제는 4K처럼 심각하진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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