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현상과 맞물린 고령화 사회에선 시니어들이 경제의 중심에 위치하게 된다.
저출산 현상과 맞물린 고령화 사회에선 시니어들이 경제의 중심에 위치하게 된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고령사회의 진입은 시니어가 경제 중심에 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인구에서 ‘65세 이상’이 14%를 넘긴 만큼, 무시할 수 없는 소비계층으로 자리했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들도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시니어 비즈니스’에 나선 상황이다. 가장 활발한 쪽은 금융·보험 분야로, 보다 쉬운 금융서비스가 주를 이룬다. 또 IT업계에선 시니어를 겨냥한 콘텐츠 서비스도 등장했다.

◇ 경제 중심에 선 노인층 ‘시니어 시프트’ 현상

시니어 중심 비즈니스는 사회의 고령화에서 시작된다. 주요 소비계층의 고령화가 진행되는 반면, 저출산으로 새로운 소비층 증가세는 저조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 같이 기존산업의 주요 고객이 노인계층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놓고 ‘시니어 시프트(Senior Shift)’로 명명하기도 했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우리나라에서도 ‘시니어 시프트’가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에 들어선지 17년만인 지난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현재 초고령 사회인 일본보다 7년 빨리 고령사회가 이뤄진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예전과 사뭇 다른 건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춘 노년층이 생겨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용돈에 의지하며 살던 세태와 달라졌고, 평균수명 연장으로 경제활동을 지속하는 시니어들이 많아진 덕분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장년층(55~64세)의 고용률은 2008년 60.6%에서 지난해 66.8%까지 꾸준히 올랐다. 주 소비연령층의 변화가 실제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장년 고용률 변화추이. / 고용노동부
우리나라 장년 고용률 변화추이. / 고용노동부

현대경제연구원은 이와 관련, 국내 고령친화산업의 규모가 매년 약 13% 성장, 2020년에는 약 78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또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2017년도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고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주요 소비층도 중년층에서 장년층과 노년층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노년층과 향후 노년층이 될 장년층은 기업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타깃 고객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정식품이 2017년 선보인 시니어 두유. / 정식품 홈페이지
정식품이 2017년 선보인 시니어 두유. / 정식품 홈페이지

◇ 시니어 겨냥한 기업들… 방식은 각양각색

시니어들이 시장경제의 중심에 선 가운데, 이를 겨냥한 기업들의 움직임은 금융 및 보험업계에서 다수 관측된다. ‘연금’ 등 안정적인 노후생활과 연관된 상품이 다양하지만, 접근이 쉽지 않은 시니어들을 끌어들이기 위함으로 보인다.

주요 서비스는 ▲전용 ARS번호를 비롯해 ▲어르신 전담 금융상담사의 배치 ▲고령자들을 위한 느린 말 서비스 ▲글씨크기를 확대한 약관집 배포 ▲모바일뱅킹 사용법 및 보이스피싱 방지 교육 등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기존 TF팀에 머물던 ‘시니어 마케팅팀’을 정식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니어에 맞는 상품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겠다는 뜻이다.

식품업계에선 베지밀 제조사인 ‘정식품’이 눈길을 끈다. 이들이 지난 2017년 선보인 ‘베지밀 5060 시니어 두유’는 중장년층에게 필요한 영양성분을 강화한 제품이다. 자칫 몸에 안 좋을 수 있는 설탕을 제외하고, 소화·흡수가 잘 되는 결정과당 및 이소말토올리고당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식품전문기업 아워홈과 현대그린푸드는 ‘연화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양 사의 연화식은 생산방식에 차이는 있지만, 이가 약해 음식을 씹기 힘든 고령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 외 IT업계에선 시니어들을 위한 콘텐츠 서비스가 눈길을 끈다. 시니어들이 좋아할만한 영화를 비롯해, 건강 및 취미생활 등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 케이블업체들과 LG유플러스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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