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의 전문경영인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줄줄이 사임하면서 윤도준 회장의 경영방식과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 / 동화약품 홈페이지 갈무리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 / 동화약품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동화약품은 ‘전문경영인의 무덤’인 걸까. 동화약품 이설 대표이사가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화약품를 향한 업계 뒷말이 적지 않다. 이설 대표를 포함해 10년여 동안 무려 일곱 번이나 전문경영인이 바뀌는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 업계에선 윤도준 회장의 경영방식과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설 동화약품 대표이사는 지난달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12월 21일 대표이사에 선임된 지 한 달 만이다. 다만 회사의 요청으로 다음달 정기주주총회까지는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설 대표에 앞서 동화약품을 이끌었던 유광렬 대표 역시 취임 10개월만에 회사를 떠났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동화약품을 떠난 전문경영인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2012년 조창수 사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2013년 박제화 사장, 2015년 이숭래 사장, 2016년 오희수 사장, 2018년 손지훈 사장 등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임했다. 2008년 조창수 사장 선임 이래 지난 10년간 전문경영인이 여섯 번이나 바뀐 것이다. 이설 대표가 다음달 주주총회를 끝으로 회사를 떠나게 되면 임기를 채우지 못한 7번째 전문경영인이 된다.

사정이 이쯤되면서 제약업계에서는 동화약품을 두고 ‘전문경영인의 무덤’이라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동화약품 전문경영인의 잦은 교체를 두고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와 이를 바탕으로 한 기업문화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오너의 의사결정권이 절대적인 지배구조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전문경영인들을 영입해도 능력을 펼치기 힘든 구조라는 지적이다. 

한편 이설 대표의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전문경영인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줄줄이 짐을 싼 만큼, 스카우트 제의를 고사하는 사례가 많은 것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동화약품은 1897년에 설립된 국내 최초 제약기업으로, 상처치료제 ‘후시딘’과 소화제 ‘까스활명수’ 등의 제품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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