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가 유료방송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 데 이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와의 인수합병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통신3사가 유료방송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 데 이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와의 인수합병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통신3사가 미디어 영향력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이어 이번엔 SK브로드밴드가 나섰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인수합병을 추진한다. IPTV에 한정된 통신사의 영향력이 유료방송시장 전체로 확대되는 상황이다. 통신시장과 유사한 구조로 바뀌는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통신사의 행보에 우려를 보이는 상황이다. 

◇ LG유플러스에 이어 이번엔 ‘SK텔레콤’

유료방송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지난 14일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SK텔레콤이 움직이고 있어서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태광그룹의 티브로드 간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M&A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설법인을 출범시켜 SK텔레콤이 1대 주주, 태광그룹이 2대 주주가 되는 형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티브로드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태광그룹(53.94%)이다. 현재 M&A 관련 세부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전망이다. 

SK텔레콤이 M&A에 성공한다면 케이블TV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티브로드의 가입자는 315만명 수준이다.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9.86%다. 여기에 SK브로드밴드 가입자(447만명)를 합산하면 SK텔레콤의 가입자는 총 762만명으로 확대된다. 시장점유율은 23.83%로 확대된다. 

아울러 SK브로드밴드와 CMB의 M&A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SK텔레콤의 자금력이 충분한 만큼 다양한 케이블TV 업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티브로드와 CMB 모두 보유하게 된다면 시장점유율은 28.68%로 확대된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를 합친 점유율(24.43%)보다 4.25% 앞서며 시장 2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 유료방송 점령하는 통신3사… 케이블TV 어떻게 될까

이에 따라 유료방송시장은 통신3사를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현재 유료방송시장에서 케이블TV가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43.76%다. 이중 22.88%의 점유율이 통신3사로 편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케이블TV 점유율은 20.88%로 감소한다. 

이에 따라 유료방송시장에서 통신3사가 보유한 점유율은 79.12%까지 확대된다. 통신사별로는 △KT 계열(KT+KT스카이라이프) 30.86% △LG유플러스 계열(LG유플러스+CJ헬로) 24.43% △SK브로드밴드 계열(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23.83% 등이다. 기존 통신3사 점유율(56.24%) 대비 1.4배 증가한 수치다. 

현재 통신시장과 유사한 구도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통신시장에서 통신3사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87.97%다. 나머지는 알뜰폰이다. 문제는 유료방송 역시 통신시장에서 제기되는 독과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통신시장은 통신사의 독과점 상태”라며 “통신3사 간 요금제 차이가 없고 경쟁이 미미한 이유”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이하 협회)는 통신사와 케이블TV의 결합에 따라 나타날 부작용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협회는 “인수 이후 나타날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정책적 논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정부는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사업자간 유효경쟁체제를 확립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 역시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유료방송의 M&A 자체는 문제없다”며 “당연한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시장의 변화를 막을 수 없다면 이 같은 변화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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