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장 3선에 도전하고 있는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뉴시스
중기중앙회장 3선에 도전하고 있는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른바 ‘중통령’이라 불리는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 회장 선거전이 한창인 가운데, 3선에 도전 중인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이 잇단 구설수에 휩싸이고 있다.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논란이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중기중앙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은 제26대 회장 선거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최근 그를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먼저 제이에스티나의 주가 흐름과 오너일가의 주식 거래를 둘러싸고 의혹의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대북테마주’ 중 하나로 꼽히는 제이에스티나는 북미정상회담이 가시화된 지난달 주가가 대폭 올랐다. 2018년을 5,180원으로 마감했던 주가가 70% 이상 급등하며 9,000원을 훌쩍 넘긴 것이다. 하지만 지난 12일을 기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주가는 현재 7,000원대 초반까지 약 20%가량 떨어졌다.

주가의 방향이 바뀐 것은 몇 가지 공시 시점과 겹쳤다. 제이에스티나는 지난 11일 80만주의 자기주식처분 결정을 공시했다. 이어 12일엔 김기문 회장의 동생인 김기석 제이에스티나 사장과 김기문 회장의 자녀들의 주식 매각이 공시됐다. 이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보유주식의 3.33%에 해당하는 54만여주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그 이후다. 이 같은 공시가 이어진 뒤 제이에스티나는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이상 변동’ 공시를 통해 지난해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9.0% 감소하고, 영업적자는 무려 1,677% 증가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공시가 이어지자 일각에선 제이에스티나 오너일가들이 부정적 공시를 앞두고 내부정보를 이용해 차익실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제이에스티나와 김기문 회장 측은 브랜드 리뉴얼을 위한 운영자금 확보 및 양도세·상속세 납부를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으나, 시기가 교묘하게 겹친 것은 사실이라 의혹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금품 선거’ 논란 역시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선거를 관리하고 있는 서울선관위는 김기문 회장의 비서실장이 한 언론사 직원에게 현금 50만원과 자사 시계 등을 건넨 것을 확인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중기중앙회장 선거에 유리하도록 기사 작성을 요구하며, 금품을 건넨 혐의다.

이에 대해 김기문 회장 측은 “자신을 모르는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으나, 이 역시 해명이 명쾌하지 않다. 특히 해당 기자는 금품을 건네받을 당시 김기문 회장도 자리에 함께 있었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기문 회장의 측근이 이번 선거에서 물의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해 12월엔 또 다른 측근이 “(김기문 회장) 지지율이 50%를 돌파했다”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선거권자들에게 발송했다. 서울선관위는 이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이처럼 기업 오너일가로서의 도덕성 논란이 제기되고, 측근들이 줄줄이 선관위로부터 고발 조치를 받으면서 김기문 회장을 둘러싼 분위기는 뒤숭숭하기만 하다. 앞서 중기중앙회장을 역임한 박성택 회장도 선거과정에서의 문제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어 우려는 더욱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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