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모하메드 UAE 왕세제가 청와대 본관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모하메드 UAE 왕세제가 청와대 본관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UAE 왕세제가 27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더욱 발전시키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에너지 분야에 국한됐던 협력분야를 신산업과 사회시스템까지 넓혀 나간다는 게 핵심이다. UAE는 중동국가 중 우리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며 중동지역 최대 수출 및 건설수주 국가다.

◇ 인공지능·5G 등으로 협력분야 확대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3월 우리 두 정상이 UAE에서 양국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한 이후 양국 간 협력이 다방면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양국이 기존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5G 등 정보통신기술과 인공지능, 로봇,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스마트팜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는 신기술과 신산업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이미 각별한 양국 간의 관계를 더욱 더 강화시키고, 더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왔다”면서 “양국 간에는 굉장히 많은 협력 분야를 가지고 있는 강력한 동맹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총 9건의 문서에 서명이 이뤄졌다. 먼저 양국 외교부장관은 ‘이중과제방지협약 개정’에 서명하고 과세권 조정, 주식 양도소득 과세, 조세정보교환 등의 조약에 합의했다. 또한 부처별로 ▲특별전략 대화에 관한 MOU ▲관광교류 협력 MOU ▲산업투자 협력 MOU ▲스마트팜 기술협력 MOU ▲ 청정생산과 생태산업개발 협력 MOU ▲수소도시 기술협력 MOU ▲폐기물 재활용 정책사례 및 응용에 관한 MOU ▲후자이라 정유시설 계약에 대한 협약서 등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 ‘오일머니’에 기업들도 관심

지난해 3월 UAE 공식방문 당시 함께 바라카 원전 1호기를 찾았던 문재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 /뉴시스
지난해 3월 UAE 공식방문 당시 함께 바라카 원전 1호기를 찾았던 문재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 /뉴시스

핵심 키워드는 ‘후자이라 프로젝트’ ‘원전’ ‘4차산업혁명’으로 요약할 수 있다. 후자이라 프로젝트는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가 발주하고 SK건설이 수주한 지하원유 저장시설 건설 건이다. 저장규모가 약 4,200만 배럴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다. 지난 2017년 12월 체결됐으며, 이날 MOU체결은 민간기업 간 계약을 정부차원에서 지지하고 있음을 천명했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두 정상은 원전 협력관계 강화로 바라카 원전에 대한 각종 논란을 일소하는데 주력했다. 문 대통령이 “바라카 원전은 두 나라 간의 특별한 관계를 상생적으로 보여주는 사업”이라며 “앞으로 100년을 바라보고 같이 가야 한다”고 하자, 모하메드 왕세제는 “바라카 원전 이후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바라카 원전은 모하메드 왕세제의 1호 전략사업으로 UAE 입장에서도 반드시 성공시켜야할 과제로 꼽힌다.

5G, AI 등 4차산업혁명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는 에너지에 국한됐던 한-UAE 협력분야를 확장시켜, 우리 기업들의 해외활로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3월 문 대통령의 방문 당시 UAE 측은 “한국기업과의 협력규모를 250억 불 늘리겠다”고 공언했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석유자원은 언젠가 고갈될 것이기 때문에 UAE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을 일으켜 안정적인 국가기반을 구축하려 한다. 원유 부국에서 굳이 원전을 건설한 이유”라며 “자원과 자금은 풍부하지만 기술과 경험이 부족한 UAE와 자원은 부족하지만 기술을 축적한 한국은 최고의 협력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청와대 공식 오찬에는 상당수 재계 인사들이 모습을 보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GS에너지 허용수 사장이 대표적이다. 청와대는 “형식상으로는 공식방문이지만 국빈방문에 준하는 수준으로 준비했다”며 모하메드 왕세제를 극진히 예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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