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영어학습 사이트인 시원스쿨의 일부 강의 내용에 여성에 대현 편견과 혐오를 조장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논란이 제기됐다. 시원스쿨 측은 문제의 소지를 인정하고 강의 내용을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회사 창립자이자 대표 강사인 이시원 씨. /홈페이지 갈무리
기초영어학습 사이트인 시원스쿨의 일부 강의에 여성에 대현 편견과 혐오를 조장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시원스쿨 측은 문제의 소지를 인정하고 강의 내용을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회사 창립자이자 대표 강사인 이시원 씨 / 시원스쿨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온라인 기초영어 교육 기업으로 유명한 시원스쿨이 ‘여혐 논란’에 휘말려 진땀을 흘렸다. 회사 창업자이자 대표 강사인 이시원 강사의 일부 강의 내용에 여성 편견과 혐오를 조장할 수 있는 표현이 사용됐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논란은 한 네티즌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관련 문제를 제기하며 확산됐다. 시원스쿨은 최근 부랴부랴 강의 영상을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 명품만 고집하는 된장녀, 인생역전 뚱뚱녀… 여성 편견 조장 강의 내용 논란 

시원스쿨은 최근 ‘왕초보 탈출하기’ 커리큘럼에서 일부 강의 내용을 수정했다. 여성 혐오적인 표현이 강의 제목과 강연 내용에 포함돼 있다는 논란이 제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문제는 지난 14일 한 네티즌이 자신의 SNS를 통해 제기하면서 수면 위에 올랐다. 해당 네트즌은 “시원스쿨 강의 둘러보는데 강의 제목이 된장녀, 건어물녀, 뚱뚱녀? 이런 내용으로 강의를 하고 돈을 받는건가”라고 지적하면서 당장 환불하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논란이 된 강의는 ‘20분 실전표현영어(인물묘사편)’에 포함돼 있었다. 해당 강의에는 영어로 주변 인물들을 자유롭게 묘사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 그 대상 선정과 표현 방식이 논란이 됐다. 

우선 강의 제목부터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강의 제목에는 ‘명품만 고집하는 된장녀’, ‘인생역전 뚱뚱녀’, ‘건어물녀’, ‘이쁜 커피집 알바생’, ‘치맛바람이 쎈 엄마 혜리’ 등의 여성을 특정한 이미지로 대상화한 표현들이 줄줄이 담겨 있었다. 

해당 온라인 강의에서 이시원 강사는 관련 이미지의 여성을 다양한 영어 표현으로 묘사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된장녀에 대해선 “그녀는 화려한 삶에 집착하고 신상 구두와 가방을 사려고 굶어. 그래서 모두 그녀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해”라는 표현을 써서 묘사했다. 이같은 내용을 두고 온라인상에선 여성 혐오나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SNS상에서 불편한 목소리가 이어지자 시원스쿨은 발 빠르게 후속 조치에 나섰다. 

한 네티즌이 자신의 SNS를 통해 시원스쿨의 강의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사진은 이를 처음으로 문제 제기한 글(좌)과 시원스쿨 측의 답변(우)을 캡처한 내용.   

우선 처음 문제를 제기한 한 네티즌에는 사과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네티즌는 이를 SNS상에 공개했다. 시원스쿨 측은 “2015년 제작된 시원스쿨 강의 ‘20분 실전표현영어’의 일부 콘텐츠가 고객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서 죄송하다”며 “제작 당시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에 집중하다보니, 일부 콘텐츠에 여성에 대한 편견을 줄 수도 있는 표현들이 포함돼 실망을 시켜드렸다. 고객께서 지적하신 콘텐츠는 물론 다른 기초영어강의를 전수조사해 문제가 될만한 콘텐츠를 개선조치하겠다”고 밝혔다. 

◇ "불편드려 죄송"… 강의 재편집 등 후속 조치 나선 시원스쿨 

27일 본지가 회사 측에 확인한 결과, 시원스쿨은 문제의 강의 제목과 강연 내용을 재편집해 수정조치했다. 시원스쿨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됐던 콘텐츠는 바로 확인하고 삭제했다”며 “다만 모든 강의 내용을 다 지울 수는 없어, 논란이 된 부분만 재촬영해 업로드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다른 강의에도 문제가 될만한 표현이 없는지 전수조사 중”이라며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시원스쿨은 2006년 기초영어회화 학습 컨텐츠로 사업을 시작해 선풍적인 관심을 받으며 급장한 곳이다. 현재는 영어 외에도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총 12개의 외국어 강의 콘텐츠 제공하고 있다.  

창업자인 이시원 강사는 자본금 5,000만원에 사업법인을 세워 창업 11년 만에 시원스쿨을 매출 1,000억원대 회사로 키워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원시쿨의 운영법인인 에스제이더블유인터내셔널은 2016년 매출 1,380억원을 시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2017년 매출은 775억원에 그쳤지만 최근 몇 년간 성장세는 놀라운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에 강의 내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그간 쌓아온 신뢰도에 생채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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