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수하물 용역업체의 노사갈등이 장기화 되고 있다. 사측 대표는 노조의 게릴라식 파업과 무리한 요구로 회사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사진은 지난 2월 25일 노조의 부분 파업 소식을 전한 방송보도 화면 / 부산MBC 방송화면 갈무리
김해공항 수하물 용역업체의 노사갈등이 장기화 되고 있다. 사측 대표는 노조의 게릴라식 파업과 무리한 요구로 회사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사진은 지난 2월 25일 노조의 부분 파업 소식을 전한 방송보도 화면 / 부산MBC 방송화면 갈무리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에 게릴라식 파업. 노조가 사측과 협상하려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망하게 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

김해공항 수하물 용역업체의 노사갈등이 좀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사측이 노조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노조가 겉으로는 조합원들의 급여와 복지 향상을 주장하지만, 도 넘은 행보로 회사를 위기에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 김해공항 수하물 노조 파업 사태… 노조 ‘상생 의지’ 있나 

논란의 중심에 선 곳은 ‘선정인터내셔날’이다. 부산 김해공항에서 항공사들의 수하물 운반과 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용역업체로, 최근 노조와의 갈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노사 갈등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210명 직원 중 100여명이 가입돼 있는 선정인터내셔날 노조(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대한항공한국공항분회)는 지난해 11월 임금 25만원 일률 인상과 함께 현재 60세 정년을 65세로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회사 측은 “무리한 요구”라고 일축했다. 노조의 ‘무조건 5년 추가고용 보장’ 요구는 실질적으로 정년을 5년 연장하자는 것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사측이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자 노조 측은 60세 정년 후 5년간은 촉탁으로 고용을 보장해달라고 한발 물러 섰다. 그러나 이 역시 “조삼모사”라는 게 회사 측 지적이다.

회사 측은 “선정인터내셔날은 현재도 60세 정년이 지난 직원 중 건강하고 우수한 직원은 촉탁직으로도 다년간 계약을 하고 있다”며 “노조의 주장은 5년 의무고용을 요구하는 것으로, 정년 65세를 요구하는 것과 맥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노총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법적 정년을 60세로 확정한지 얼마 완됐고 사회안전망 확보없이 70세 가까이 노동해야만 하는 사회가 바람직하지는 않다”면서 “정년 연장 등은 사회경제적으로 종합적인 고려와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노조가 주장하는 ‘저임금’에 대해서도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파업을 주도하는 노조원들인 현장 근로자의 임금은 관리직원의 1.5배 수준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경영권과 인사권에도 개입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노조는 ▲60세이상 촉탁계약시 재고용이 되지 않은 노조원은 노조대표 2명이 참석하는 위원회를 개최하여 재심사해야 하고 ▲월급여 25만원 인상 ▲매월 목표달성과 관계없이 안전장려금을 고정급으로 3만원 지급 ▲연말 성과급도 회사의 이익과 관계없이 매달 고정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월 23일부터 부분 파업을 시작했다.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은데 따른 행보다.

이에 사측은 해결책을 찾기 위한 상생안을 내놨다. 60세 정년 후 필요에 따라 건강하고 성실한 직원을 대상으로 촉탁 계약하고 노조의 의견을 반영한 평가 기준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또 급여는 18만원 이상하고, 월별 안전목표 달성시 안전장려금 3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여기에 성과급은 전년도 회사 적자가 없을시 지급하고, 연말결산 후 순이익금 50%를 지급하겠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지난 7일 부산북부 고용노동부 중재로 진행된 재협상 테이블에서도 교섭은 다시 결렬됐다. 

사정이 이쯤되면서 회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노사갈등으로 인한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노조는 3월 1일까지는 파업을 하지 않겠다고 사측에 통보 해놓고 돌연 2월 23일 파업 개시 10분전 통보 후 파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릴라식 파업에,  참가 인원조차 통보하지 않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선정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공항은 ‘필수유지사업장’이라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결정문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그간 해당 결정문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일(日) 근무인원에 현저히 미치지도 못하는 인원만 남기고 파업을 강행해 왔다”며 “최근들어 노조 파업 사태를 지적하는 언론보도가 이어지면서 게릴라식 파업은 다소 누그러졌으나, 언제라도 갑자기 파업 통보를 할 지 몰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다”고 토로했다. 

관계자는 이어 “회사 측은 노조와 충분히 협의하고 상생할 의지가 있다“며 “하지만 노조는 연말성과급을 회사의 이익과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요구하거나, 목표달성에 대한 평가도 없이 안전장려금을 달라는 등 과도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 회사야 어찌 되든 자기 주장만 하고, 본인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바로 파업에 돌입한다. 노사 상생의 정신과 현행 법은 안중에도 없고 나만 살겠다는 이기심만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노조는 민주노총이라는 거대 조직의 지원을 받으며 파업과 기자회견, 농성 등을 자유자재로 벌이고 있다. 그리고 ‘노조=약자’라는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며 ”반면 사측의 사정은 어디에서도 들어주지 않는다. 사실과 관계없이 무조건 양보하라고만 한다. 우리 사회의 진정한 약자는 누구인가”라고 하소연했다.

사측에 따르면 향후 교섭 일정도 현재로서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양측의 입장차가 큰 만큼 갈등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한편 선정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매출 100억원, 영업이익 1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 대부분이 인건비로 쓰이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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