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나리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한진중공업에 발주한 아파트 공사와 관련, 무면허 시공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LH 측은 공정위 조사 결과와 자체 판단 결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의 지시에 따라 무면허 시공을 했다고 폭로한 광석건설 문상만 대표는 현재까지도 ‘갑질’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LH 측이 수개월 째 별다른 입장을 내비치지 않자, 박상우 LH 사장이 오는 24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몸 사리기에만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문제없다”는 LH, 비판 나오는 이유

지난해 말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공사비 착복 등 피해를 주장해온 문상만 광석건설 대표는 이후 LH가 한진중공업에 발주한 ▲해솔마을 6단지 ▲삼송신원마을 3단지 ▲수원세류 ▲파주운정 아파트 등의 일부 공정을 무면허 자격으로 시공했다고 폭로했다. 광석건설 측이 무면허 시공으로 주장하는 작업은 미장, 단열 토공, 방수·물탱크 등이다.

안전문제나 하자의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그 자체로 민감한 문제임에도 정작 발주 주체인 LH는 쉬쉬하는데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LH가 무면허 시공을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발주 기업의 작업 과정에 대한 지시·감독이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6월 LH 비전 선포식에서 박상우 사장의 불공정 관행, ‘갑질’ 문화 청산 선언이 무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는 24일 임기 만료를 앞둔 박 사장은 최근 장관 후보설에 오를 만큼 몸값이 치솟고 있다.

특히 LH는 갑질 신고 접수 시 대응 방식을 담은 ‘자체 하도급관리지침’이라는 매뉴얼이 있다. 그러나 이미 준공이 끝난 해당 사안에 경우, 대응 매뉴얼이 없다는 입장이라 다소 무책임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광석건설 문상만 대표의 고발로 사안을 수사한 경찰은 현재 검찰로 사건을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국가 사업을 수행하는 공사와 관련한 일부 사안을 두고 사장의 행보 등과 연결지어 지적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발주 주체로서 물론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 인식은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정위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자체적인 검토에서도 광석건설이 무면허로 시공했다는 작업이 굳이 면허를 요하는 작업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만큼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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