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 회장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하림 펫푸드
김홍국 하림 회장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하림 펫푸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한 제재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실적 악화 부담까지 짊어져서다. 주력 계열사인 하림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냈다. 

◇ “꼬인다, 꼬여”… ‘실적부진 늪’에 빠진 하림 

닭고기 전문기업인 하림은 지난 27일 전북 익산시 망성면 망성로 본사 회의실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하림은 △2018년 연결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 한도액 승인 등 4개 안을 상정했다. 

주총을 마친 하림의 표정은 밝지 않은 분위기다. 우선 안건 중 하나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이 불발돼 골치 아픈 처지에 놓였다. 하림은 서국환 현 사외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려고 했지만 의결 정족수 미달로 심의하지 못했다. 하림은 추후 임시 주주총회를 통하여 안건 재심의하기로 했다.

여기에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주주들에게 발표한 점도 심란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하림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8,286억원으로, 전년대비 4.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1.63% 줄어든 15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121억원의 손실을 기록,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개별 기준 실적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하림의 지난해 개별 기준 9억2,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은 77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림 측은 “수급 불균형에 따른 생계시세 하락으로 매출과 감소하고 관계 기업 투자 손실 반영으로 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닭고기 시세는 공급량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인다. 지난해 육계 회사들은 평창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행사가 예정된 점을 감안해 닭고기 공급량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예상보다 닭고기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공급량이 확대되면서 닭고기 시세가 하락했고 육계회사들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하림은 해외 관계사인 하림USA의 장부가치 하락에 따른 평가 손실까지 반영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하림USA는 하림이 33%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계열 회사다. 

이 회사는 2011년 미국 중견 닭고기업체 알렌패밀리푸드(현 알렌하림푸드)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현지 법인이다. 하림 측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당기순손실이 커진 배경에 대해 “관계기업의 투자손실이 반영돼 손익이 악화됐다”며 “관계기업인 USA의 손실은 공장이전에 따른 비용 상승과 미국 육계시장의 불안정에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김홍국 회장의 어깨는 더 무겁게 됐다.

하림은 일감몰아주기 혐의가 포착돼 2017년부터 고강도 조사를 받는 등 대외적인 악재에 시달려온 기업이다. 하림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후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첫 대기업집단이다. 김 회장은 편법 승계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공정위는 지난해 하림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올 상반기 안에 제재 절차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실적 악화라는 숙제까지 짊어진 김 회장의 고민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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