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과 악연이 있는 대한항공이 땅콩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 뉴시스
'땅콩'과 악연이 있는 대한항공이 땅콩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대한항공이 앞으로 기내 땅콩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수근거림이 커지고 있다.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승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사측의 설명보다 ‘땅콩’과의 악연을 끊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대한항공 지난 25일부터 기내에서 스낵으로 제공하던 ‘꿀땅콩’ 서비스를 중단하고 ‘크래커’ 등을 대체했다고 밝혔다. 또 조만간 땅콩 성분이 들어간 모든 식재료를 기내식에서 제외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측은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승객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땅콩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은 옆 사람이 땅콩을 먹는 것만으로도 알레르기 증상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땅콩 알레르기 승객이 KE621(인천~마닐라) 항공편에 탑승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그럴듯한 설명에도 승객들 사이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땅콩’과의 질긴 악연을 끊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대한항공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오너일가는 2014년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이후 이미지에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최대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땅콩 항공사’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또 동생인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이 불거지면서 자매 모두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됐다. 여기에 모친인 이명희 씨가 갑질, 막말 논란에 휩싸였으며, 끝내 총수인 조양호 회장마저 사내이사에서 제외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특히 이번 땅콩 서비스 중단은 최근 조 회장이 사내이사직을 상실한 것과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지면서 ‘땅콩 트라우마’ 지우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시선을 받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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