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SK디스커버리가 가습기 살균제 재수사와 오너 3세의 마약 사건으로 인해 시름하고 있다. / SK디스커버리 홈페이지 갈무리
SK그룹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SK디스커버리가 가습기 살균제 재수사와 오너 3세의 마약 사건으로 인해 시름하고 있다. / SK디스커버리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SK디스커버리(전 SK케미칼)가 겹악재에 시름하고 있다. 검찰이 2011년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재수사에 착수, 임직원들의 소환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서 이 회사 매니저(과장 급)로 근무 중인 SK 3세 최영근 씨가 마약을 구매한 혐의로 입건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 재계 서열 3위 기업 장손의 민낯

재벌가의 단골 논란거리인 마약 사건이 또 발생해 재계를 뒤숭숭하게 하고 있다. 재계 서열 3위 SK그룹을 창업한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영근 씨가 마약 구매 혐의로 지난 1일 경찰에 긴급 체포된 것이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인 만큼 아직 경찰의 수사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최씨가 경찰에 자신의 마약 투여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의 형사처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수매체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3~5월 마약공급책 이모 씨에게 마약을 받고 15차례 이상 고농축 액상 대마와 대마 쿠키 등을 투약한 혐의다.

최씨는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다. 지난 2000년 별세한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1남3녀 중 외아들이기도 하다. 최윤원 회장이 최종건 회장의 장남이라는 사실에 견주어 보면 최씨는 SK그룹의 장손에 해당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5촌 조카와 당숙 관계다.

그간 재계에서 최씨의 흔적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자원입대한 해병대 전역 후 SKC에서 잠시 재직했다는 정도만 세간에 알려졌을 뿐, 그 후 행적에 대해서는 전해진 바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병역기피가 만연한 재벌가에서 SK그룹을 병역명문가로 소개하거나, 그룹의 향후 승계 구도를 점쳐보기 위한 지분 변화를 분석하는 글 정도에서만 그의 이름 석자를 만날 수 있다. 최씨는 SK지주사의 지분 35만3,518주(0.5%)를 보유 중이다.

국내 재계 서열 3위 기업집단의 장손임에도 구체적인 정보가 없던 최씨가 최근 불미스런 일로 얼굴을 드러내게 됐다. 다름 아닌 버닝썬 사태로 인해 국민적 경각심이 한층 고조된 마약에 연루된 것이다. 아직 30대 초반에 불과한 최씨가 상습 마약 투여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벌가에 대한 허탈감을 자아내고 있다.

최씨가 긴급체포 된 장소가 경기도 분당에 소재한 부동산 개발업체 SK디앤디 건물이라는 이유로 그의 근무처가 SK디앤디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지주사와 종속회사 관계인 SK디스커버리와 SK디앤디 두 회사의 주소가 동일한 데서 발생한 착오로 보여 진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최씨는 현재 SK디스커버리 소속이다. 김철 사장을 소환하는 등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재수사에 들어간 상황에서 SK디스커버리는 또 다른 대형 악재를 만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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