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영 KPX그룹 부회장의 개인회사가 지난해에도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준영 KPX그룹 부회장의 개인회사가 지난해에도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양준영 KPX그룹 부회장이 지난해에도 내부거래를 활용해 개인회사의 매출을 쏠쏠하게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승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양준영 부회장의 개인회사는 씨케이엔터프라이즈로, 본인이 88%의 지분을 보유 중이며 나머지 지분은 부친인 양규모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영위하고 있는 사업은 부동산임대업과 도매업이다. 전체 매출에서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고, 도매업의 비중이 대부분이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핵심사업인 도매업은 영업구조가 매우 단순하다. KPX그룹의 핵심계열사인 KPX케미칼로부터 제품을 매입해 베트남 현지법인 KPX VINA에 판매하는 구조다. 때문에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상품매출원가는 KPX케미칼과의 거래규모와 일치하고, 상품매출액은 KPX VINA와의 거래규모와 일치한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76억8,000여만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는 68억5,000여만원 수준이던 2017년에 비해 11% 증가한 것이다. 덩달아 KPX케미칼, KPX VINA와의 거래규모도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소위 ‘통행세’로 매출과 수익을 거두고 있는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또 다른 수입원은 배당금이다. 씨케이엔터프라이즈는 KPX홀딩스 지분 11.24%와 진양홀딩스 지분 13.66%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28억3,000여만원의 배당금수익을 올렸다. 이 역시 그룹 내부에서 발생한 수익이다.

이처럼 수익 모두를 사실상 그룹 내부에서 올리고 있는 씨케이엔터프라이즈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4억2,000여만원이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은 다시 양준영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쓰이고 있다. KPX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KPX홀딩스 지분을 차곡차곡 늘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KPX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줄곧 이어온 경제민주화 행보에 역행하는 것이다. 올해는 중견그룹에 대한 개선 요구가 거세질 전망인 가운데, 양준영 부회장의 씨케이엔터프라이즈가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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