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에 CU 편의점을 운영 중인 편의점주 A씨가 자신의 편의점에 현수막을 붙이고 인근에 GS25가 들어서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 /시사위크
충북 충주시에 CU 편의점을 운영 중인 편의점주 A씨가 자신의 편의점에 현수막을 붙이고 인근에 GS25가 들어서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편의점 과잉 출점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여전히 근접출점이 이어지고 있어 점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자치구별로 기존에 50m이던 담배영업권 거리제한을 100m로 확대하는 규칙 개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 사이 출점을 준비 중인 점포들에 대해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지적이다.

◇ 담배영업권 거래 제한 확대 전 출점하는 편의점들

충북 충주시에 CU 편의점을 운영 중인 편의점주 A씨는 최근 황당한 광경을 목격했다. 자신의 편의점 인근 60m에 GS25 편의점이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 A씨는 지난해 9월 CU 본사가 매출 허위과장광고를 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한 상태다.

이에 A씨는 GS25 개발 담당 직원에게 자신의 매출표를 보여주고, 현재 본사와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알렸지만, 개장 준비를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A씨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직접 찾아가 말로도 하고, 개발 담당 직원에게 문자도 보냈다. 조금 더 가면 세븐일레븐까지 있는데, 여기에 또 편의점이 들어서면 모두 다 죽는거라고 말했다”면서 “그런데도 그쪽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나오더라. 누가 그곳 점주가 될지 모르지만 또 다른 피해 점주만 만들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A씨가 GS25 개발 담당 직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개점을 중단해 달라는 호소가 담겨있다. /시사위크
A씨가 GS25 개발 담당 직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개점을 중단해 달라는 호소가 담겨있다. /시사위크

A씨는 “이렇게 저매출 점포 인근에 또 다른 편의점을 세울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면서 “주변에서도 너무 황당해서 본사랑 싸우는 저에게 복수하려는 편의점 업계의 술수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며 씁쓸해했다.

<시사위크>는 지난 4일 GS리테일 측에 사실을 확인해 봤지만, 사측은 “확인 후 답변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후 다음날인 5일 오전 GS리테일 측은 “오늘(5일) 오전 CU 점주님과의 미팅에서 향후 GS편의점 점주로 오실 분에게 관련 내용을 말씀드리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씨는 “오늘(5일) 아침에 1인 시위를 했는데, GS 측 관계자가 와서 계약자분에게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했다”면서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갈등을 겪는 편의점주가 A씨뿐 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점주들은 거리제한 확대 이전에 서둘러 편의점을 개설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에 업계가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담배영업권 거리제한 확대 개정 작업에 좀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씨는 “나의 경우는 공정위에 조사도 받고 구체적인 자료도 있으니 싸울 수라도 있지 다른 점주들의 상황은 안 봐도 뻔하다”면서 “최저임금도 올라 더 힘든 상황에서 편의점업계가 계속 꼼수를 부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는 담배영업권 거리를 기존 50m에서 100m로 확대하는 내용의 규칙개정을 올해시행하고 있다. 현재 25개 자치구 가운데 이미 담배판매권 거리제한을 100m로 두고 있는 서초구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개정 대상이다. 서울시에는 올해 상반기 내 서울시 내 모든 자치구에서 개정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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