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 갈마지구 현장을 시찰하고 있는 김정은 노동당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캡쳐
원산 갈마지구 현장을 시찰하고 있는 김정은 노동당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캡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이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강조했다. 김정은 체제 2기에 맞춰 설정한 경제발전 노선에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핵과 미사일 관련 언급은 전혀 없었다.

1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는 9일 오후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 하”에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당 및 국가적으로 시급히 해결 대책하여야 할 문제들에 대하여 심각히 분석했다”며 “간부들이 혁명과 건설에 대한 주인다운 태도를 가지고 고도의 책임성과 창발성,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혁명 정신을 높이 발휘하여 우리 당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철저히 관철하라”고 강조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4월 20일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013년 4월 최고인민회의 12기 7차 회의 당시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채택했는데, 이를 바꿔 ‘경제 총력집중’으로 재설정한 바 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메시지는 최고인민회의와 한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이탈하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상응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부득불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했었다.

다만 핵과 미사일, 북미회담 관련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경제발전을 강조한 대내적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최근까지 김 위원장이 원산 갈마지구 방문, 삼지연 건설현장 지도, 대성백화점 시찰 등 경제행보를 이어왔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높다. 또한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이 핵개발과 무력대치를 했던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뜻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당시 “핵을 다시 개발한다는 것은 옛날 길이다. 2014년 4월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를 열어서 ‘이제 핵은 더 이상 안 한다’ ‘경제에 집중한다’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새로운 길이라는 의미가) 옛날 길로 돌아가겠다는 말은 아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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