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광동제약
사진=광동제약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광동제약이 3년 연속 1조 클럽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지난해에도 ‘물장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동종업계 대비 현저히 낮은 R&D 비율은 물론 매출 대비 고용 기여도 또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 광동제약 올해도 물장수 오명

매년 전년 매출이 발표될 즈음이면 광동제약의 음료 부문 매출에 대한 보도가 쏟아져 나온다. 광동제약 또한 물장사(혹은 물장수), 음료업계라는 볼멘소리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광동제약의 저조한 R&D 비율이나 고용 기여도 등은 최근 국내 제약업계 변화에 견줘보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광동제약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은 1조1,8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의약품 부문에서는 2,389억원, 식품부분에서는 4,58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나머지는 4,970억원은 MRO(소모성자재 구매대행)를 통해 거둬들였다. MRO 사업은 종속기업인 코리아이플랫폼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비율로 따지면 의약품 비율은 매출액 대비 20%, 음료 등 식품부문에서 39%, MRO 사업이 42%가량을 차지한 셈이다. 실제로 광동제약은 의약품보다는 음료 제품으로 훨씬 유명하다.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 헛개차, 삼다수 등 누구나 알만한 음료 제품 대부분을 광동제약이 제조·판매하고 있다.

2016년부터 매출 1조 클럽을 차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 상황은 좋지 못하다. 광동제약의 영업이익은 2015년 509억원에서 2016년 443억원, 2017년 357억원, 2018년 339억원 등으로 매년 감소추세다. 업계에서는 광동제약의 영업이익이 낮은 주요 이유로 매출액은 큰 반면 수익성은 낮은 MRO부문 매출 의존도가 큰 탓이라고 지적한다. 수익구조의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도 영업이익 감소추세는 변함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고용도 R&D도 모두 업계와 엇박자

광동제약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R&D) 투자도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국내 제약업계는 2016년부터 R&D 투자를 늘리기 시작, 신약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는 기술수출로 역대 최고 수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제약업계 평균 R&D 비율은 10%대인 반면 광동제약은 1% 수준이다. 지난해 광동제약이 R&D에 투자한 비용은 76억원이다. 이와 달리 연구개발 투자비율이 높은 제약기업의 경우 매년 적게는 800억원대에서 최대 1,0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입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매출 대비 고용 기여도도 업계 최하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의 국민연금 신규 취득자(입사) 및 가입인원, 상실자(퇴사) 추이를 집계한 결과, 광동제약의 평균 연간 가입자 수는 2017년 1,008명에서 2018년 997명으로 1.2% 줄어들었다.

조사 대상 제약사(7곳) 중 유일하게 감소한 수치다. 나머지 제약사들은 오히려 3.0%에서 최대 13.5%까지 가입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제약업계는 지난해부터 정부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지원이 뒷받침돼야 신약도 개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4,779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지원액 4,324억원보다 10.5% 증가한 액수다.

보건복지부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1곳이 지난해 5조2,642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하는 등 제약산업 육성 정책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국내 제약사들의 지난해 의약품 수출액은 48억달러(추정)로, 전년보다 19% 증가했다. 산업 성장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다. 제약 분야 일자리는 지난해 10만7,653명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이에 복지부는 올해도 ▲연구개발(R&D) ▲인력양성 ▲수출지원 ▲제도개선 등 4개 분야에 초점을 두고 지원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연구개발 분야에는 3,914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광동제약과 국내 제약업계의 엇박자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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