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의 취임 첫해 성적표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공영홈쇼핑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공영홈쇼핑이 지난해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5년 출범 이래 매년 손실 규모를 줄여왔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적자 규모가 불어났다. 오는 7월이면 취임 1년째를 맞이하는 최창희 대표이사의 얼굴에는 수심이 드러워질 전망이다. 

◇ 공영홈쇼핑, 적자 다시 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은 지난해 6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규모는 전년(45억원)보다 20억원 늘었다. 당기순손실 규모 역시 불어났다. 공영홈쇼핑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52억원으로 전년(35억원) 보다 17억원이 증가했다. 다만 매출액은 지난해 1,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늘어났다.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과 농어민 제품의 판로 확대를 위해 2015년 7월 개국한 업체다. 중소기업유통센터(지분 50%), 농협경제지주(45%), 수협중앙회(5%)가 각각 자본을 출자해 설립됐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부 산하 기관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출범한 공영홈쇼핑은 4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출범 첫해인 200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후, 2016년 -107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7년 손실 규모가 -45억원으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다시 적자 규모가 불어났다. 

업계에선 판매수수료 인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공영홈쇼핑은 지난해 사업 재승인을 받은 후 판매수수료를 기존 23%에서 20%로 3% 포인트 낮췄다. 기존 판매수수료 역시 업계 최저 수준이었지만 공익성 강화 차원에서 더 낮춘 것이다. 이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 우울한 취임 첫해 성적표 

문제는 적자가 지속될수록 혈세 손실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공영홈쇼핑은 적자가 쌓이면서 자본잠식 우려를 받고 있다. 

공영홈쇼핑의 설립 자본금은 800억원이다. 지난해 결손금이 375억원으로 확대돼 자본총계는 42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결손금은 전년(319억)보다 56억원이 늘어났다. 누적된 손실이 자본금을 갉아먹고 있는 모양새다. 손실이 계속해서 쌓인다면 완전자본잠식까지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공영홈쇼핑 경영진이 부담도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수장인 최창희 대표는 더욱 그렇다. 최 대표는 지난해 7월 공영홈쇼핑에 수장에 전격 발탁됐다. 업계에선 그의 발탁을 놓고 반신반의하는 반응이었다. 홈쇼핑 관련 직접적인 이력이 없는 가운데 2012년 문재인 캠프에서 몸담았던 전력이 있어 뒷말이 적지 않았다. 다만 광고와 마케팅 전문가로서 오랜 경력을 갖고 있는 만큼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다는 기대를 보내는 시선도 있었다. 

지난해 적자 심화로 취임 첫해 성적표는 먹구름이 드리워진 모양새다. 업계에선 올해도 경영 상황이 녹록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홈쇼핑업계의 경기 전망이 썩 좋지 못한데다 공영홈쇼핑은 ‘공공성 확보’라는 큰 과제까지 짊어지고 있다. 지난해 공영홈쇼핑은 공공성 차원에서 판매 정책의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을 취급하지 않고 국내 제품만 팔겠다는 선언이었다. 이같은 판매 정책 변화로 수익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공영홈쇼핑은 최근 외부 인사를 잇따라 수혈하며 조직 진용을 새롭게 꾸리고 있다. 임호섭 전 CJ오쇼핑 방송콘텐츠 사업부장을 방송콘텐츠 본부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또 다른 CJ오쇼핑 출신 인사인 탁진희 씨를 마케팅본부장을 선임했다. 두 사람은 각각 홈쇼핑 방송과 마케팅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인사다. 새로운 인재를 통해 실적 개선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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