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산업협회·게임학회 등 적극 행보

/ 시사위크
지난 4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진행된 ‘글로벌게임센터 우수게임 체험존’에서 관람객들이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기사 내용과는 관계 없음. / 시사위크

시사위크=이가영 기자 게임업계가 게임 질병화 시도를 반대하고자 속속들이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사)한국게임산업협회는 29일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 제11차(ICD-11) 의견 수렴 사이트를 통해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신설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WHO는 최근 공식 사이트 내 ICD-11 관련 페이지를 열고 개인, 단체 등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견 수렴 과정을 진행해왔다.

협회는 이번 의견 전달을 통해 게임이용장애를 규정할 수 있는 과학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지적했다. 

또한 사회적인 합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게임이용장애가 질병 코드로 등재될 경우 게임 이용자와 청소년이 질환자로 분류되고, 범죄자가 범죄의 원인을 게임으로 돌리는 등 관련 오용 사례도 늘 것으로 우려했다. 

이와 함께 앞서 28일에는 게임학회도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 위원회(가칭)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한국게임학회와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한 27개 협단체와 16개 대학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게임이 중독 유발 원인이 아니라는 논거와 함께 문화콘텐츠 창작의 자유에 대한 억압, 미디어로서의 게임에 대한 표현의 자유 제한 등에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도 그간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WHO에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도입을 반대하는 입장을 전달했다.

WHO의 게임중독 질병 지정이 임박해지면서 업계가 결사 반대에 나선 모양새다. 업계는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지정될 경우 전 세계 게임산업의 경제적 손실이 10조원에 달하고, 게임산업 인력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서다.

앞서 WHO는 지난해 6월 18일, 국제 질병 분류 최신판 ICD-11에 게임장애를 포함시킨 바 있다. 개정은 올해 5월 20~28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보건총회(WHA)에서 발표될 계획이다. 개정이 확정되면 2022년부터 게임 중독은 질병으로 분류된다.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 협회장은 “게임이용장애는 이용자의 성향이나 특성, 사회문화적 영향 등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나 WHO는 게임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게임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적인 명확한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진단 기준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는 만큼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를 ICD-11에서 삭제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